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5명 출마… 너도나도 ‘비주류’ 자처 희한한 선거전
입력 2010-04-26 18:36
민주당이 26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전에 돌입했다. 다음달 7일 예정된 경선에 출마의사를 밝힌 의원은 4선의 이석현, 3선의 강봉균 김부겸 박병석, 재선의 박지원 의원 등 5명이다. 다자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역대 원내대표 경선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지난해와 달리 후보별로 계파 간 대립구도가 뚜렷하지 않다. 굳이 차별성을 찾자면 지역 기반이 다르다는 정도다. 지역구가 수도권인 김부겸·이석현 의원을 제외하고, 강봉균·박병석·박지원 의원은 각각 전북·충청·전남 출신으로 제각각이다.
출마자 모두 ‘비주류 후보’임을 자처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도부 스스로 연합당권이라고 밝힐 정도로, 주류 또는 당권파로 분류되는 의원수가 부족하다. 따라서 출마 의원들은 지도부에 불만을 키워온 비주류 의원들의 표심을 얻는 게 당선의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당내 최대 비주류 모임인 ‘쇄신모임’에도 출마의원 5명 가운데 4명이 참여하고 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국민모임’ ‘신송회’ ‘다시 민주주의’ 등 대표적인 의원모임들이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특이한 현상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는 개인 간의 친소관계에 더욱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후보들이 저마다 자신이 다수표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웃지 못할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한 의원은 “출마자 3명이 내가 자신을 지지하는 표로 분류해 놨더라”고 소개했다.
선거 전략도 제각각이다. 재경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의원은 강경일변도에서 벗어난 ‘선택과 집중’의 대여관계와 개헌론을 내세웠다. 전북과 관료 출신 의원들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영남 운동권 출신 의원으로 원내대표 경선에 세 번째 도전하는 김부겸 의원은 ‘중도개혁 전국정당’을 구호로 내걸었다. 강봉균 후보와의 단일화로 수도권뿐 아니라 전북 및 비주류 후보들의 지지를 꾀하고 있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충청권의 박병석 의원은 협상력과 정책능력을 겸비한 대안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비호남권과 다선 및 중진 의원들이 ‘안정감’있는 자신을 지지해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출신·계파와 상관없이 인물론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무성 의원이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유력해지면서 이에 걸맞은 맞수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석현 의원은 비주류 모임인 ‘쇄신모임’과 구민주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자평한다. 또 “소통의 명검으로 단합을 이끌겠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