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지지 받으며… 김무성, 한나라 원내대표 경선 출마

입력 2010-04-26 18:37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26일 정치 복원과 당내 화합을 기치로 내걸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얼어붙은 여야 관계가 풀리고 국회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되려면 정치에 대화와 타협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권 재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당내 화합이야말로 국민의 신뢰 회복과 정권 재창출의 가장 큰 기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이, 친박, 주류, 비주류, 언제까지 이런 것에만 매달려 있어야 하느냐”면서 이제 과거는 그만 잊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권은 같이 잡았는데 그동안 주류, 비주류 경계선이 너무 확실했다. 그 벽을 허물겠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고흥길 의원을 지명했다. 김 의원이 출마선언을 함에 따라 최근 불편한 관계인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의 반응이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일단 침묵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보인다. 다만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내부 분위기도 엇갈린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의원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있다. 반면 “박 전 대표를 고립시키기 위한 전략이 아니겠느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반대하지 않는다면 김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친이계 이병석 의원과 김 의원의 양강구도를 보이지만 전반적인 친이계의 기류는 김 의원 쪽으로 기울어있는 분위기다.

김 의원의 출마 소식에 안경률 의원과 중립 지대의 이주영 의원이 출마할 뜻을 접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의화 최고위원도 국회 부의장 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하반기에는 세종시와 개헌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꼬일 대로 꼬여있는 세종시와 여전히 수면아래에 잠복해 있는 개헌 문제가 놓여 있어 그가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원안고수 입장인 박 전 대표 측과 여권 주류를 어떻게 조율할 지가 최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와 잘 상의해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논의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개헌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입장을 떠나 중지를 모아서 양쪽이 다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