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泰 ‘레드셔츠’ 강제해산 임박

입력 2010-04-26 18:24

“반정부 시위대가 불법 점거하고 있는 농성장소를 되찾겠다.”(정부)

“우리는 결단코 시위를 중단하지 않겠다.”(UDD·일명 레드셔츠)

탁신 치나왓 전 총리 지지세력인 UDD의 반정부 시위가 40여일을 넘기면서 태국 정국이 갈수록 꽁꽁 얼어붙고 있다.

아시핏 웨차치와 총리는 25일 TV 연설을 통해 “UDD가 무단 점거하고 있는 농성장소를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시기는 말할 수 없지만 반드시 탈환할 것이며 계획도 세워져 있다”고 언급, 강제 해산에 나설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아피싯 총리는 특히 “(시위대의) 협박에 의해 정치적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며 “단순히 의회를 해산하는 조치 등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중한 입장을 지켜왔던 아누퐁 파오친다 육군 참모총장도 “군부는 국가와 국민, 입헌군주제를 수호하기 위해 임무를 수행한다”며 “군은 정부 정책을 따를 것”이라고 밝혀 군·정 일체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와 군의 공세적 태도와 관련,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과 측근들이 ‘불개입’하는 형태를 취하며 침묵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현 정권을 지지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강제 해산 압박 강도를 높인 데 대해 UDD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쿠아는 “정부 당국이 농성 장소를 파괴하더라도 레드셔츠를 뿌리 뽑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네이션 등 현지 언론은 26일 UDD가 레드셔츠를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고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14일부터 반정부 시위를 벌여온 UDD는 현재 방콕 쇼핑 중심가인 라차프라송 거리를 거점으로 군경과 대치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군경의 강제해산 시도 과정에서 25명이 숨지고 870여명이 부상하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이런 가운데 태국 여행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 47개로 늘어나는 등 국제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스페인 등 7개국은 최고 수준의 여행 위험경보를 내렸다. 호주도 5단계 중 2단계로 경계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