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 시장, 民意 얕보다 옷벗은 中 시장

입력 2010-04-26 18:22

중국의 한 지방도시 시장이 주민들의 집단 청원을 무시했다가 사직 당했다.

랴오닝(遼寧)성 좡허(庄河)시 쑨밍(孫明) 시장은 시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위 정부로부터 시장직을 사직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중국 소상신보(瀟湘晨報)가 26일 보도했다.

좡허시 주민 1000여명은 지난 13일 해안 매립 과정에서 토지보상과 관련해 지역 관리들이 공금을 유용하고 뇌물을 받는 등 부정부패가 발생했다며 시정부 건물 앞으로 찾아가 시장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쑨 시장은 이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면담 자체를 거부했다. 시정부 유관부서 직원 어느 누구도 이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그러자 이들 주민은 시정부 건물 앞에서 모두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다. 청원에 나섰던 쑨즈훙(孫志宏)은 “우리 주민들은 시장을 만나 촌 간부들의 부패문제를 제기하려 했다”면서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시장이 나오지 않아 모두 무릎을 꿇고 간절히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인터넷과 지역언론 등에 크게 보도됐고, 시장의 태도 등에 대한 비난 여론이 급속히 확산됐다.

소도시인 좡허시를 관리하는 다롄(大蓮)시정부는 “주민들의 청원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받아들여 법과 규율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면서 쑨 시장에 대한 사직을 명령했다. 또 “주민들이 제기한 지역 관리들의 부패를 철저히 조사해 사실관계를 밝혀내라”고 지시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