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글로벌 상업개발銀’ 탄력 받았다

입력 2010-04-26 21:38


산업은행이 민영화 이후 글로벌 기업금융중심투자은행(CIB) 도약을 위한 발판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산은의 CIB 행보는 독자적인 금융사업 확대에 그치기보다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동반 진출을 유도함으로써 국가경제 발전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이집트 최대 상업은행인 국제상업은행(CIB, Commercial International Bank)과 상호공동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산은은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북부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의 사회기반시설(SOC) 인프라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금융 주선과 공동참여가 가능해졌다. 또 금융서비스 협력 외에도 사업정보 공유와 콘퍼런스 공동참여 등을 통해 이집트 정부와 민간이 발주하는 도로·항만·지역개발사업에 산은과 우리나라 건설회사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산은 PF실 관계자는 “이집트 CIB와의 MOU를 통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북부아프리카 및 중동지역 진출을 희망하는 건설사에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은행과 기업이 공동으로 해외 진출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알제리 개발은행과, 지난해 12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개발금융기관인 IDC와 업무협약을 체결, 중동과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앞서 산은은 지난해부터 호주 담수화공장 건설 사업과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금융 주선 등 해외 PF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2008년 364억원이었던 해외 PF 금융 주선액은 지난해 689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동안 산은은 국내 PF 시장의 마켓 리더로 시장을 선도해왔다. 지난해 산은의 PF 주선금액은 4조7250억원으로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의 PF 금융실적을 모두 합친 8160억원보다 5배 가까이 많았다. 세계적인 PF 전문 저널인 프로젝트 파이낸스는 지난해 민간·정부 협력공공시설 건설사업 부문에서 산은을 세계 2위, 종합부문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5위로 선정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업무수행 능력을 인정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