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현대차 中대륙 질주엔 ‘공회’가 도우미
입력 2010-04-26 21:20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제6순환도로를 따라 20여분을 달리면 거대한 공업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완성차를 만드는 ‘북경현대자동차’ 공장을 중심으로 수많은 부품·협력업체가 모여 있는 현대차그룹의 중국 거점이다.
2002년 10월 현대자동차와 베이징치츠(北京汽車)가 50대50으로 합작투자한 북경현대차는 진출 초기부터 ‘현대 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치열한 중국 자동차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 2003년 5만대 판매, 9억9000만 달러 매출 실적에서 매년 성장세를 거듭해 2009년에는 57만대, 6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진출 7년 만에 업계 4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런 놀라운 성장세의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생산공장과 북경현대차 노동조합인 ‘공회(工會)’가 큰 역할을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08년 준공된 2공장은 차량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18.9시간에 불과하다. 현대차 공장 가운데서도 노동생산성(HPV)이 최고수준인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19.9시간보다도 우수하며 울산공장 33.1시간(2006년 기준)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다.
북경현대차는 판매량 급증 시 생산 작업시간을 1일 최대 7시간까지 늘리는 등 탄력적인 생산라인도 강점이다. 5개 차종을 1개 라인에서 생산하는 혼류 생산도 하고 있다.
한국에선 노조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여기선 공회가 회사와 힘을 합쳐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수요가 줄면 공회가 나서서 자발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인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재고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100만대를 넘었지만 중국에서는 재고가 1주일 치를 넘지 않는다.
베이징=글·사진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