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나눔마켓’ 운영 청주 주님의교회 주서택 목사 “못먹어 자살하는 가족은 안 나와야죠”

입력 2010-04-26 18:04


청주 주님의교회 주서택(58) 목사는 내적치유 세미나를 한국교회에 보급시킨 목회자다. 1992년 시작된 성서적 내적치유 세미나에는 91차에 걸쳐 3만6700명이 참석했으며, 치유 사례를 모은 저서 ‘내 마음 속에 울고 있는 내가 있어요’(순출판사)는 76쇄나 팔려나갔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총무와 충북CCC 대표 등을 맡으며 25년간 간사생활을 했던 그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위기 가정을 타깃으로 한 무료 생필품 가게 ‘나눔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주 목사를 만나봤다.

-교회가 생필품 가게를 운영한다는 게 약간은 생소합니다.

“위기 가정이 언제 자살을 결심하는 줄 아십니까. 당장에 끼니를 이을 돈이 없을 때입니다. 주님의교회가 청주에 있는 한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자살하는 가족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운영은 어떻게 합니까.

“2007년 4월 교육관 1층에 165㎡의 가게를 열었습니다. 교회 재정으로 쌀과 라면, 된장, 고추장, 참치 캔, 국수 등 40개 품목 2000가지 생필품을 구비해 놨습니다. 수혜자 중심의 나눔을 위해 매달 성도 1인당 5만원어치의 상품권을 지급하며, 성도들은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 상품권을 전달합니다. 이웃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판단에서죠. 상품권을 받은 가정은 나눔마켓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동네 슈퍼에서 물건 사듯 생필품을 구매합니다. 가게는 화∼목요일 엽니다.”

-호응이 좋던가요.

“하루에 10명가량 ‘손님’이 찾아오는데 청주뿐만 아니라 청원, 괴산에서도 옵니다. 쌀과 라면, 세제를 많이 구입합니다. 첫 해는 9000만원, 둘째 해는 8000만원, 올해는 3000만원어치의 물건을 팔았어요. 혜택을 받았던 10가정은 아예 교회 출석까지 합니다. 교인들의 자부심이 굉장해요.”

-다른 교회도 가능할까요.

“재정이 많든 적든 간에 교회가 지역사회를 끌어안고 우는 자와 같이 울고, 배고픈 자와 함께 배고파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한국교회가 끼니를 잇지 못하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만 살려내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입니다.”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한국교회엔 탈진한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무척 많습니다. 각 교단별로 말은 안 해서 그렇지 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이분들을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영성수련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미 대청호 근처에 6만6100여㎡(2만평)의 센터를 마련해 놨습니다. 오는 5월 10일부터 15일까지 처음으로 탈진 목회자를 위한 영성수련회를 개최합니다.”

청주=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