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 총회, 인식 차이 있지만 잘 치러야” 에큐메니컬-복음주의 3차 토론회… 이견속 한목소리

입력 2010-04-26 18:04


“에큐메니컬 운동도 확고한 기반은 복음입니다.” “세계교회협의회(WCC)가 다시 한번 한국교회에 분열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주의할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2013년 부산 총회와 관련해 WCC에 대한 찬반양론이 계속되는 가운데 에큐메니컬과 복음주의 진영의 대표적 신학자들이 대토론회를 열었다. 26일 오후 서울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주최로 열린 ‘WCC에 대한 오해와 이해’ 3차 토론회에서 양측 신학자들은 WCC에 대한 인식을 교환했다. 다만 2013년 총회를 잘 치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모았다.

에큐메니컬 진영 패널 중에서 이형기 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는 WCC총회 공식 문서와 선언 등을 설명하며 “WCC는 ‘복음’과 ‘삼위일체 하나님’이 회원 교파들의 다양한 신학 전통을 한데 묶는 통일성으로서 가장 근본적인 사도적 신앙 전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면서 WCC의 개신교적 정통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광섭 감신대 교수는 에큐메니컬 신학에 대해 “하나님의 구원사역이 인간뿐 아니라 창조세계 전체를 아우르며 문화와 문명, 이데올로기, 사회적 가치, 세계종교와 전통을 포함한다고 보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채수일 한신대 총장은 “복음주의 진영이 더 적극적으로 사회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것만 봐도 에큐메니컬과 복음주의 선교가 대립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영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신학위원장은 “WCC는 ‘죄에서의 구원’이라는 전통적 복음을 ‘가난에서의 해방’이라는 사회적 복음으로 왜곡, 개인적 구원을 외면해 왔다”면서 ‘예수가 유일한 구주라고 선포하는 것은 다른 종교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애매한 기독론을 보여 왔다고도 비판했다.

김상복 세계복음주의연맹(WEA) 회장(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도 “WCC 공식 문서만 보면 문제가 별로 없다”면서도 “1960∼70년대에 폭력을 정당화하고 공산주의, 자유주의 입장에 서는 등 과격한 행동과 발언들이 있었다”고 했다. “1991년 호주 캔버라 총회에서의 원주민 우상 내걸기, 초혼제 등 자극적 모습을 부산 총회에서도 보인다면 WCC가 한 번 더 한국교회에 심한 분열을 일으킬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도 “WCC가 사회 정치적 참여에 비해 선교와 복음전파에 소홀했다”면서 특히 1983년 캐나다 밴쿠버 총회에 직접 참석한 뒤 “WCC는 정치적 군사적 지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땅의 신학’을 지향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 총회에 대해서는 찬반 입장을 막론하고 “한국교회의 긍지를 보일 수 있도록 잘 치르자”고 의견을 모았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