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명량대첩비 문내면 제자리로 옮긴다
입력 2010-04-26 18:18
전남 해남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기록한 명량대첩비(사진·보물 503호)를 문내면 학동리 우수영 충무사에서 원래 설립지인 문내면 동외리로 옮길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명량대첩비는 1597년(선조 30년) 9월 정유재란 당시 명량(울돌목) 앞바다에서 왜군을 상대로 승리를 이끈 충무공의 공적을 기리고자 1688년(숙종 14년) 전라우수영 동문 밖에 세워졌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42년 일제에 의해 강제 철거돼 서울로 옮겨졌다. 이에 해남지역 주민들은 1950년 ‘명량대첩비 이전 추진위원회’를 조직, 현재의 위치인 학동 충무사에 비각을 만들고 경복궁 근정전 뒤뜰에 방치돼 있던 비를 다시 옮겨 세웠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밝혀진 원래 위치와 남쪽으로 직선거리 700m쯤 떨어져 있어 정통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비를 옮길 당시 우수영 원래 터에 노인당이 들어서 있어 제 위치에 세우지 못했던 것.
해남군은 2008년 타당성 용역 조사를 거쳐 지난해 8월 문화재청으로부터 이전 허가를 받아냈다.
군은 토지매입과 이전설계가 끝나는 오는 10월 명량대첩축제 기간 중에 명량대첩비와 비각을 원래 위치로 이전하고 국가적인 경축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올해는 경술국치 100년과 명량대첩비가 우수영으로 돌아온 지 60년 되는 해”라며 “대첩비 이전이 국가적으로 명량대첩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량대첩비는 전라우도 수군절도사인 박신주에 의해 세워졌으며 김만중이 전서로 ‘통제사충무이공명량대첩비’ 12자를 썼다. 이 비는 국란 시에 땀을 흘린다고 전해져 오는 등 호국의 비로 여겨지고 있다.
해남=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