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예장 고신 새 실험 새 활력… 현장 일꾼 재충전 돕는 ‘순회선교사’ 뜬다
입력 2010-04-26 17:52
은퇴한 선교사와 목회자들이 제2의 사역을 펼치는 ‘순회선교사’가 뜨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해외선교 경험과 목회 노하우를 현지 선교사들에게 가르쳐 준다. 낯선 곳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이들을 격려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순회선교사는 선교 경험을 가진 전 선교사 또는 목회자들로 현장 선교사들의 교육과 상담을 맡는다. 이들은 젊은 선교사들이 효과적인 사역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한다. 또한 파송선교사가 탈진되지 않도록 재충전하는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엔 세미나와 영성훈련, 상담, 교제 등이 포함된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는 4년째 순회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도 은퇴 목회자를 활용해 현장 선교를 돕고 있다. 기성은 2007년부터 순회선교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전비전교회 백광현(49) 목사는 1993년부터 2000년까지 인도네시아 선교사로 활동했다. 지금은 한국에서 목회활동을 하면서 순회선교사로 나서고 있다.
백 목사는 지난달 중순 네팔을 방문했다. 한국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와 교제,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틀간 교회개척 운동에 관한 발제를 맡았고 나머지 이틀은 현지에서 활동 중인 선교사 집에 머물면서 후배들을 만났다. 현지 선교사들은 오랜만에 한국에서 온 백 목사를 만나 기쁨과 반가움을 전했고 백 목사 역시 봄철 대심방을 시작한 목사처럼 선교사들의 애환을 들으며 기도해주었다.
백 목사는 낯선 곳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지 선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는 자녀교육 문제입니다. 그 다음이 열악한 의료환경 문제가 꼽힙니다. 순회선교사들은 현지 선교사와 만나 개인 상담을 하거나 선교 본부와 후원교회에 말 못할 사정 등도 듣습니다. 선배 입장에서 그들 이야기를 듣고 때로는 같이 울기도 합니다.”
현지 선교사들도 친정 부모를 만난 것 같다는 등 평이 좋은 편이다. 교단 선교부에서도 순회선교사를 통해 선교 현장의 현실을 파악하기도 하고 선교정책 입안을 위해서도 이들이 전하는 보고에 귀를 기울인다.
고신은 은퇴 목회자를 활용해 현장 선교사를 돌보고 있다. 예장 고신 총회 세계선교위원회는 올 2월 순회선교사 파송예배를 드리고 순회선교사 제도를 발족시켰다. 현재 은퇴한 목회자 2명과 담임 목회자 1명 등 3명을 우선 확보했다.
이들은 미국 필라델피아제일장로교회 원로목사인 김만우 목사(전 세계한인선교협의회 대표회장)와 안양일신교회 김상수 원로목사, 울산교회 정근두 목사로 각각 선교와 목회 경험, 리더십 등을 살려 선교사를 돕고 있다. 모두 자비량으로 활동하며 선교지에서 필요시 순회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은 교단 소속 시니어 선교사들과 짝을 이뤄 다니면서 상담과 코칭, 사역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선교사 돌봄을 위한 자체 수련회도 개최해 효과적인 순회선교사제도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한중 본부장은 “앞으로 순회선교사를 더 영입해 7개 지역 권역으로 나눠 활동하게 될 것”이라며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스트레스, 선교사 간 관계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선교사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 한정국 목사는 “은퇴 선교사나 목회자들이 선교지 후배들을 위해 세미나와 상담 사역을 돕는 것은 선교 현장의 건강함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며 “이러한 제도들이 좀 더 확대돼 한국교회 선교 현장이 더욱 건강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