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서브프라임’ 때 막대한 수익”
입력 2010-04-25 21:58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당시 주택시장의 붕괴를 미리 알았으면서도 이를 이용한 상품을 개발, 막대한 수익을 올렸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경영진 이메일이 공개됐다.
미 상원 분과위원회는 골드만삭스 핵심 경영자들이 2007년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될 때 큰 수익을 냈다고 자랑하는 이메일을 찾아내 공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24일 일제히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2007년 11월 18일 작성한 이메일에서 “우리는 모기지 사태로 인한 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우리는 돈을 잃었다. 하지만 그 후 잃었던 것보다 더 많이 숏(매도) 포지션으로 인해 벌었다”고 말했다.
숏 포지션은 시장이 하락하는 쪽에 투자하는 것으로, 주택 거품이 터질 때 골드만삭스와 소수의 주요 헤지펀드들은 숏 포지션을 취했다. 하지만 다른 투자자들에게 보낸 골드만삭스의 의견은 곧 상승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골드만삭스 경영진인 도널드 멀린도 2007년 10월 쓴 이메일에서 “아마도 우리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 같다”고 적었다. 골드만삭스는 모기지 사업 부문에서 2007년 10억2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의 이메일은 골드만삭스가 서브프라임모기지 연계 증권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쪽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들 증권에 투자해 손해를 봤다는 골드만삭스 의 이전 진술과는 모순 되는 것이다.
칼 레빈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당시의 이메일들은 골드만삭스가 모기지 시장에서 투기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공개된 이메일은 의회가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낸 것”이라며 “골드만삭스는 2007∼2008년 모기지 시장에서 12억 달러를 손해봤다”고 반박했다.
골드만삭스 최고 경영진이 출석할 예정인 27일 청문회에서 이메일 진실 공방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