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5300만명 극빈층 추락”… WB·IMF “금융위기 한파 亞·阿洲서 수년간 지속될 것”

입력 2010-04-25 19:03

“세계 금융 위기가 여전히 빈곤 계층을 강타하고 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2008년 말 발생한 세계 금융 위기가 개발도상국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선진국들은 금융 위기에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가난한 나라들은 앞으로도 장기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두 기관은 공동 보고서를 통해 “빈곤 국가의 입장에서 세계 금융위기는 가혹한 외부세계의 충격이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빈곤 국가들의 빈곤층 감소 속도가 늦춰졌으며 금융 위기의 영향은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기관은 그런 탓에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2015년까지 5300만명 이상이 새롭게 극빈층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극빈층은 하루 1.25달러(한화 1385원)도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삼는다.

또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식량가격 급등으로 향후 5년간 120만명의 어린이가 죽음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인구 6명 중 1명꼴인 10억명 이상이 기본적인 식량을 마련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아와 임산부의 경우 질병 발병이 늘고 결국 죽음으로까지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개발도상국에 거주하는 수백만명이 강한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극빈층은 2015년 9억20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세계은행과 IMF, 그리고 국제 금융 기구들이 이들 빈곤 국가에 향후 2340억 달러를 원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이 같은 수치는 국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슈트어트 옥스팜 대변인은 “더욱이 개발도상국에 최악의 상황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며 빈곤 국가 국민들이 향후 5년간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새로운 ‘부채 위기’에 직면해 빈곤을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