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한달] 전국 분향소 표정… “그대들은 진정한 영웅” 학생·시민 등 줄이어

입력 2010-04-25 21:35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25일 차려진 장병 46명의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2함대 체육관 앞 천막에는 슬픔에 휩싸인 유족들이 자리를 지켰다. 검은 예복을 입은 장병들은 조문객을 맞느라 정신이 없었다. 체육관 외벽에는 ‘고(故) 천안함 46용사,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고 쓰인 현수막이 내걸렸다. 분향소 내부에는 정운찬 국무총리, 김태영 국방장관, 김양 보훈처장 등이 보낸 조화가 눈에 띄었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에 설치된 분향소 32곳에도 순국 장병을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행정안전부는 전국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해 달라는 국방부 요청에 따라 16개 광역지자체의 협조로 분향소를 마련했으며 기초자치단체는 자율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하도록 했다.

서울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순국자 46명의 영정사진과 위패가 두 줄로 나란히 놓였다. 높이 6.7븖의 제단은 흰 국화 2만5000여 송이로 장식됐다. 광장 도로변에는 희생 장병의 개인 사진 등 관련 사진 60여장이 전시됐다.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부터 거동이 불편한 노인까지 시민 조문객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일부 시민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휠체어를 타고 분향소를 찾은 김성환(77)씨는 “백령도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 훈련하던 일이 떠오른다. 내가 사고를 당한 느낌”이라며 흐느꼈다. 일하던 도중 잠시 나와 분향한 권영혜(31·여)씨는 “동생이 해군 출신이라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며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데 너무 안타깝다.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이 억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역 광장과 평택역 광장 등 경기도 내 분향소에도 조문객 발길은 이어졌다. 조문록에는 ‘그대들은 진정한 바다의 영웅’ 등 영면을 비는 글이 남겨졌다. 인천시청 광장에는 천안함 승조원들과 입대 동기인 장병 20여명이 박찬석 인천해역방어사령관과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순국 장병들의 모교도 분향소를 마련해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을 애도했다.

강원도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와 경기도 김포 해병대 청룡부대 등도 분향소를 설치해 먼저 간 전우의 군인정신을 기렸다. 제1야전군사령부는 예하 사단급 이상 부대 15곳에 분향소를 일제히 설치해 지역주민과 학생들의 조문을 받고 조의금을 모아 해군에 전달할 계획이다.

조국현 기자,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