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안함 ‘46용사’와 국가애도기간

입력 2010-04-25 19:24

천안함에서 순국한 46명의 승조원들에 대한 해군장(葬)이 어제 시작됐다. 천안함 사태 한 달 만이다. 대표분향소는 평택 제2함대사령부 체육관에 차려졌다. 국립 서울현충원과 광역자치단체, 90여개 군부대 그리고 기초자치단체 등 전국 곳곳에도 합동분향소가 설치돼 많은 시민이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정부는 장례기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영결식이 엄수되는 29일을 ‘국가애도의 날’로 정했다.

46명 가운데 6명은 아직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제 박성균 하사의 시신을 수습한 것으로 실종자 수색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함수 인양 이후까지 시신이 발견되지 않으면 산화 처리하겠다는 유가족들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시신을 찾지 못한 6명에 대해선 진해에 보관 중인 머리카락과 손톱, 유품 등으로 입관 및 화장이 실시될 예정이다. 이들은 국립 대전현충원에 합동으로 안장된다. 실종자 가운데 한 사람의 생존자가 없다는 사실이 새삼 안타깝게 다가온다.

천안함 ‘46용사’는 조국의 부름을 받아 영해를 수호하다 목숨을 바친 영웅들이다. 이들을 영원히 보내는 일에 한 치의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

함수 인양을 계기로 조사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군 합동조사단은 어제 어뢰가 선체를 뚫고 들어가 폭발한 흔적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수중 접촉 폭발보다 비접촉 폭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수중무기가 천안함을 직접 타격한 게 아니라 선체 최근접 거리에서 폭발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종 조사 결과는 선체에 대한 보다 세밀한 분석 작업과 수중 충격에 의한 폭발 시뮬레이션을 거쳐 발표될 계획이라고 한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침몰 원인이 명확히 규명될 때까지 산 자들은 더 이상의 억측과 유언비어 유포 행위, 근거 없이 군을 비방하는 언동을 중지해야 한다. 북한 소행이 틀림없다고 단정한 뒤 군사적으로 응징해야 한다는 감정적이고 성급한 의견 개진도 자제해야 옳다. 혼란을 부추길 뿐이다.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안보의식을 가다듬고, 안보태세를 확고히 하는 게 절실하다. 그것이 천안함 승조원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요, 이번 참사의 최대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