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초등생인데 벌써 여드름이… 48%가 일찍 경험

입력 2010-04-25 17:57


아이들의 성장이 빨라지면서 여드름이 나는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 최근 여드름은 ‘청춘의 상징’이 아니다. 보통 초등학교 4∼6학년이면 여드름 고민이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스타피부과의원이 현재 대학생이 된 90년대생 수도권 거주 747명(여 501명, 남 2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635명)가 여드름이 난 경험을 했으며 이들 가운데 초등학생 때인 10∼13세에 여드름을 처음 경험한 경우가 전체의 48%(305명)로 가장 많았다. 반면 중학생 시기인 14∼16세는 29%(184명), 고등학생 때인 17∼19세는 14%(89명)였다. 10세 이전과 20세 이후 등 기타 시기는 9%(57명)에 그쳤다.

이처럼 여드름 발생이 빨라진 데는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게 원인이란 분석이다. 여드름은 성 호르몬과 관련이 깊다. 특히 안드로겐 호르몬이 많이 나오면 얼굴 등의 피지선이 커지고 피지 분비량이 많아지면서 여드름이 발생한다. 이번 조사 대상자 중 남성은 변성기나 음모, 고환 크기 변화 등 2차 성징이 나타난 때로 58%가 초등학생 시기를 꼽았고 42%는 중학생 이후라고 답했다. 여성은 절반 이상(52%)이 10∼13세에 초경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너무 이른 시기에 난 여드름은 청소년기 후반 여드름에 비해 더 오래 가고 흉터도 많이 남긴다는 점이다. 실제 초등학생 때 여드름이 난 305명 가운데 20세인 현재까지 나고 있다고 답한 경우가 27%로, 10년 이상 여드름을 달고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스타피부과 정원순 원장은 “일찍 난 여드름이 오래 가는 이유는 피지선에 있다”며서 “한번 여드름이 나면 여드름성 피부가 돼 커진 피지선이 다시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드름 균은 피지선에서 나오는 피지 덩어리를 양분으로 해서 증식하고 염증, 고름 등을 반복적으로 유발한다. 따라서 여드름 균을 없애고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되지 않도록 하는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먹는 여드름 약은 이 같은 효능이 뛰어나지만 항생제 성분 때문에 만 12세 이상에서만 복용 가능하다. 바르는 약은 어린이에게도 쓸 수 있지만 임의로 연고를 바르는 것은 오히려 모공을 넓히고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정확한 진단 후 의사 처방약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빛을 이용해 여드름 원인균을 파괴하는 ‘PPX 광치료’, 피지선에 작용해 여드름의 감소 및 개선 효과가 큰 ‘스무스빔’ 레이저 치료 등도 고려해 볼만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