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질환, 수술 않고 치료하는 법-中 어깨 질환의 초음파요법] 어깨 염증 부위 ‘열에너지’ 쬐어 혈류 증대
입력 2010-04-25 17:51
요즘 부쩍 배가 나온 것 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 김 모(52·서울 낙성대동) 씨는 얼마 전 동네 체육센터에서 운영하는 스쿼시 강좌를 신청하고 한 보름 정도 열심히 배웠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부터 라켓으로 공을 칠 때마다 어깨가 아파오는 것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하루, 이틀 쉬거나 찜질을 하면 가셨던 통증이 1주일 전부터는 잠잘 때 돌아눕기가 어렵고 팔을 뒤로 빼기도 힘들 만큼 심해졌다.
‘혹시 오십견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여긴 김씨는 집에서 가까운 관절질환 전문 연세랑병원을 찾았다. 진찰 결과는 뜻밖에도 ‘회전근개염’이라는 어깨 질환에 걸렸다는 진단.
그를 진찰한 의사는 과도한 스쿼시 운동으로 인해 어깨 힘줄에 염증이 생겨 끊어지기 일보직전이라며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견갑하건, 극상건, 극하건, 소원건 등 4개의 힘줄을 통칭하는 의학용어다.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 팔을 들어 올리거나 옆으로 돌리는 등의 동작을 할 때마다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심하면 김씨의 경우처럼 아파서 밤에 제대로 돌아눕지도 못한다.
회전근개염은 주로 40세 이상 중장년층에 많이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회전근개염을 오십견으로 오인하는 이유다. 오십견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일정 기간 안정을 취하면 호전되는 예가 많다.
그러나 염증으로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수술 외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한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전근개에 생긴 염증을 없애는 방법으로 최근에 가장 각광받는 것은 체외에서 고강도 초음파 열에너지를 쏘아 환부에 집적시키는 ‘체외충격파 요법’이다. 보통 1주일 간격으로 3∼5회 정도 시술한다. 소요 시간은 회당 20∼30분 정도. 입원할 필요가 없고, 바로 일상생활을 하는 데도 전혀 지장이 없다.
치료 원리는 염증 부위에 1000∼1500회의 초음파 충격을 가함으로써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세포의 민감도를 떨어뜨리고, 혈류를 증가시켜 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즉각적인 통증 완화 효과와 함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염증이 사라지면서 그로 인해 손상됐던 혈관이 되살아나고, 너덜너덜해진 힘줄과 인대도 자연히 복구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김성훈 부원장은 “반복적인 염증 자극에 의한 어깨 회전근개 파열 위험군뿐만 아니라 테니스 골프 스쿼시 등과 같이 채를 이용하는 운동을 즐기는 사람과 걸레를 짜거나 설거지를 많이 하는 전업 주부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무원들에게 흔한 일명 ‘테니스(골프) 엘보’ 치료에도 아주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세포 재생 촉진 작용이 뛰어나 무릎 연골 및 인대 손상 환자들에게 많이 쓰이는 혈소판 풍부 혈장(PRP) 주사 요법을 체외충격파 시술과 병용하거나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PRP주사 요법은 자신의 혈액에서 혈소판만 분리해 5배 이상 농축한 액체를 연골이나 힘줄이 손상된 부위에 주입해 자연 치유를 도모하는 치료법이다. 혈소판에는 콜라겐, 상피세포, 신생혈관 등 각종 세포성장 및 상처치유 인자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따라서 체외충격파 시술의 치료 효과를 배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김 부원장은 “PRP 주사는 환자 자신의 피를 재처리 과정을 거쳐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 염려가 없고, 체외충격파 시술은 약물 치료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난치성 어깨 관절의 염증을 수술하지 않고 단기간에 간단히 없앨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