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상영관 개봉 견인 기독영화 두 편의 주역, 강성민 선교사·김현우 크로스픽쳐스 대표

입력 2010-04-25 19:36


최근 일반 상영관에서 개봉돼 관심을 끌고 있는 기독영화 두 편의 주역을 만났다. ‘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 영화 주인공 강성민 선교사와 ‘믿음의 승부’를 미국에서 수입·상영하고 있는 크로스픽쳐스의 김현우 대표다. 강 선교사는 최근 수원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의 태국대표팀 감독으로 입국했다. 크로스픽쳐스는 기독교영화 수입회사론 국내에서 유일하다.

축구사역 15년 다큐 한편에

‘소명2-모겐족의 월드컵’ 주인공 강성민 선교사

서울 을지로 한 축구용품 매장에서 만난 강 선교사는 “영화 ‘모겐족의 월드컵’의 진짜 주인공은 하나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 묘기가 묘기로 끝나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도구가 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모겐족의 월드컵은 1980년대 축구 묘기 세계챔피언이던 강 선교사가 태국에서 축구를 가르치며 전도하는 모습을 다룬 다큐 영화다. 상영 3주차인 영화는 관객 3만명을 향해 가고 있다.

신현원 감독이 지난해 다큐 촬영을 전화로 제안했을 때 그는 단번에 거절했다. “태국사역 15년째였는데,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얼마 뒤 직접 찾아 왔더라고요. 얘길 하다 보니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다룬다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모겐족팀이 태국에서 만든 99번째가 아닌 100번째인 것도 하나님의 섭리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강 선교사는 다큐를 보면서 오히려 현지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더 잘 알게 됐다. “진정한 사랑이란 아이들과 함께하고, 인정하며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통해 자신이 더 많은 은혜를 받았다고 한다.

“1995년 태국으로 건너와 앞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다큐를 찍으면서 과거와 현재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됐고, 이를 통해 하나님과의 첫사랑을 다시 확인하게 됐어요.”

또 한국의 혼자 사는 노모에겐 큰 선물이 됐다. 자식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어머니는 영화를 보고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에 덩달아 행복했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 축구사역에 더욱 헌신하겠다는 각오다. 당장 미얀마에서 추방당한 이들이 모여 있는 카렌족 난민촌에 축구팀을 만들 계획이다. 그곳 지도자가 소문을 듣고 축구팀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현지 5만평 부지에 세워지고 있는 스포츠선교센터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축구도 배우고 복음도 듣도록 할 생각이다. “앞으로 10년은 축구사역에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면서 사람이 아닌 시스템중심의 축구선교가 뿌리 내리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목표는 내가 없어져도 축구 선교가 지속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선교사의 이 같은 사역은 최근 큰 열매를 맺기도 했다. 첫 축구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한 것이다. 그는 지난 20일 태국의 빠싯 전도사 부부를 라오스 수안나켓 지역에 파송했다. 첫 목회자는 2년 전에 배출됐고, 축구사역을 통해 현재까지 3명이 목회자로 헌신하고 있다.

이번 유소년대회에 영화 주인공들이 참가하는 것은 아니다. 모겐족 아이들은 국적이 없어 여권을 만들 수 없다. 태국에 탄원서를 넣은 상태로 꼭 한번 한국에 데려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수입 자체가 믿음의 승부

‘믿음의 승부’ 배급 김현우 크로스픽쳐스 대표

“영화 ‘믿음의 승부’의 국내 상영 자체가 믿음의 승부입니다. 전 세계 배급사인 소니는 이미 국내 배급을 포기한 상태였어요. 그런 상황에서 ‘믿음의 승부’ 국내 배급을 논하기엔 우리 회사는 너무 작은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결정권자가 독실한 크리스천이었고, DVD 출시 일정까지 미루며 도와줬습니다.”

김현우 크로스픽쳐스 대표는 “낙심하고 절망하는 국내 기독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자 소니의 중요한 자리에 미리 기독인을 세워두신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는 미국 조지아주 샤일로 기독학교의 미식축구팀이 하나님을 의지해 그해 고교 챔피언이 된다는 내용이다. 최근 개봉된 기독교영화 ‘파이어 프루프’를 제작한 조지아주 셔우드교회가 만들어 기독인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있고 감동이 있다는 평가다.

크로스픽쳐스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기독영화 수입 배급사지만 6년밖에 안됐다. 그만큼 국내의 기독교영화 시장 규모가 작다는 얘기다. 손해를 무릅쓰고 수입하려는 회사가 없는 것이다. 회사는 믿음의 승부 외에 ‘벨라’ ‘파이어 프루프’를 수입했다.

그는 “기독교영화도 잘돼 관객 50만, 100만을 기록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야 역량 있는 작가들이 기독교영화에 관심을 갖고 더 좋은 영화를 만든다”며 “기독교인들은 일부러라도 기독교영화를 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영화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경영학을 전공해 외국계 컨설팅회사, 홍콩 투자은행을 거쳐 일본 벤처 투자회사에서 일했다. 하지만 늘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느꼈고, 일본 와세다대 MBA를 하며 하나님께 가야 할 길을 구했다. 그리고 간 곳이 로스앤젤레스 디즈니랜드의 사업개발 분야였고, 이곳에서 ‘감동의 힘’을 발견했다. 영화의 감동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크로스픽쳐스를 차렸다.

사업에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사람을 만났다고 고백했다. “이번 영화 수입에 막대한 재정을 조건 없이 내놓은 이는 10년 만에 만난 선배였어요. 믿음의 승부 DVD를 보여줬더니 너무 좋은 영화라면서요. 계약서라도 쓰자고 했더니 ‘필요 없다,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라 생각하고 써라’고 했고요.”

독실한 크리스천, 선데이 크리스천, 비기독인 등으로 영화 소비층을 구분해 작품을 고르는 크로스픽쳐스는 당분간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독영화를 계속 수입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기독교영화 전용극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전용극장이 생기면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일반극장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기독인들은 항상 기독영화를 볼 수 있게 되잖아요.” 그는 가능성을 확신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