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교회, 성금 마련 걷기대회… 한걸음씩 사랑·나눔 모아 결핵 北 어린이 돕기

입력 2010-04-25 19:43


24일 오전 서울 사근동 살곶이 체육공원에 선한 목적으로 중랑천변을 걸으려는 사람들이 모였다. 무학교회가 개최한 ‘사랑과 나눔의 한마음 걷기대회’ 참가자들이다. 북한 어린이 결핵 퇴치를 위한 후원금 마련을 목적으로 무학교회는 2008년부터 매년 한 번씩 이 대회를 열어왔다. 모인 기금은 전액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에 전달됐다.

날씨는 쾌청했다. 엄마가 밀어주는 유모차에 탄 아이부터 70대 노인까지, 무학교회 성도 및 인근 주민 300여명이 참가했다. 교회 국악선교단 10여명은 사물놀이 가락으로 흥을 돋웠다. 한쪽에 놓인 모금함에는 후원금을 넣는 손길이 이어졌다.

개회예배에서 김창근 담임목사는 ‘성도의 연합’이란 말씀을 통해 걷기대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 사람이지만 세상을 볼 때 아름답고 조화롭기보다는 슬픔과 걱정, 불의와 악함이 많다”며 “성도가 연합해 동거함으로써 하나님이 의도하신 아름답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해 걷는 아름다운 모임 속에서 사랑이 가득 차고, 그 사랑이 넘쳐 지역과 사회, 북한의 어린이들에까지 흘러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김상환 본부장은 “북한에는 아사 직전의 아이들이 4만7000명이 넘고 이 가운데 절반은 결핵을 앓고 있다고 한다”며 “예수의 심장을 나누자는 마음으로 이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응환 장로는 “천안함 침몰, 금강산 자산 몰수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돼 있지만, 죽어가는 북한의 아이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날 수 있다면 얼마나 복된 일이겠느냐”며 “3만원이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성도들을 독려했다.

참가자들은 살곶이 체육공원을 출발해 성동교 응봉교 용비교를 차례로 지나 한강수변공원∼보행 전망교∼서울숲 바람의 언덕까지 갔다 출발지로 돌아오는 7㎞ 코스를 걸었다. 전날 내린 비로 한층 청량해진 봄바람이 이들의 땀을 식혀줬다.

3년째 걷기대회에 참가한 안복순 집사는 “평소 운동을 안 했더니 생각보다 힘들다”면서도 “아이들의 결핵 치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도하며 걸었다”며 웃었다. 교회 사회부장 유흥열 장로는 “북한 결핵 어린이를 도울 수 있어서 보람되고, 성도들과 함께 화합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기쁘다”며 “걷기대회 이후에도 온라인을 통해 성금을 모은 뒤 6월 둘째 주 사회부 헌신예배 때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