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희망, 强小기업-(38) 넥스트칩] CCTV용 영상보안 반도체 ‘세계 3강’

입력 2010-04-25 18:12


넥스트칩. 국내 영상보안 반도체 분야의 독보적 1위 기업이다. 1997년 창립 이후 폐쇄회로TV(CCTV) 카메라와 영상저장장치(DVR)에 들어가는 영상보안 반도체를 개발에 한우물을 판 결과다. 그 힘은 ‘기술력’에서 나왔다. 전체 직원의 70% 이상이 엔지니어라는 점은 이 사실을 대변한다.



특히 일본의 소니, 샤프가 30년 이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CCTV 카메라 핵심 영상처리 반도체 시장을 개척, 1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세계 3위 업체로 올라섰다. DVR에 들어가는 반도체인 비디오 디코더는 미국 테크웰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성장은 회사 매출로 이어졌다. 회사 창립 첫해 1억7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매년 한번도 꺾이지 않고 늘어 지난해 403억9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직원 1인당 3억원을 훨씬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71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2002년 수출 유망 중소기업으로 뽑힌 데 이어 2007년엔 전자부품기술대상 대통령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수출입은행이 선정하는 히든챔피언에도 포함됐다.

김경수 사장은 넥스트칩의 성공 요인으로 CCTV 카메라에서 DVR로 이어지는 세계 유일의 토털 솔루션 체제 구축을 들었다. “소니와 샤프는 CCTV 칩만 생산하고 있고 테크웰 역시 DVR 칩만 생산하지만 양쪽 라인업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은 넥스트칩이 유일합니다. 전체 세트를 만드는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한 번에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 넥스트칩이 점차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겁니다.”

김 사장은 올해 안에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CCTV CCD 이미지 센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CCD 센서 양산 체제까지 구축하면 CCTV에 들어가는 핵심 칩 4개와 DVR에 들어가는 핵심 칩 3개를 모두 생산하게 돼 영상보안 분야 핵심 칩 점유율을 30% 정도로 끌어올리고 2012년까지 영상보안 분야에서만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스트칩은 성장세를 이어온 기업답게 임직원들에 대한 대우 역시 여느 대기업 못지않다. 평균 연령 35세인 넥스트칩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6400만원에 이르고 수석연구원이 되면 1억원이 넘는다. 보너스까지 합칠 경우 연봉 1억원 이상 받는 직원이 전체 10%를 차지할 정도로 중소기업으로서는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다. 전 직원이 회사 건물 안에 있는 헬스클럽을 무료로 이용하고, 배우자까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복지 제도도 갖추고 있다.

임직원 124명 중 엔지니어가 90명이 넘는 상황에서 사람이 자산이라는 김 사장의 방침이 반영된 결과였다. “회사가 어려울 때 함께 고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회사가 돈을 번다면 최대한 같이 나누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인사 및 복지 제도도 대기업에 비할 바는 안 되지만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성장세를 이어온 넥스트칩이지만 김 사장은 회사 이름처럼 다음을 고민하고 있다. 영상보안 반도체 시장을 넘어 터치 센서 키와 터치 스크린 컨트롤러 같은 휴먼 인터페이스 제품군을 신성장동력으로 준비 중이다.

터치 센서 키는 인체 전도성을 바탕으로 전자제품 등의 온·오프 신호를 인식하도록 하는 센서다. 터치 센서 컨트롤러는 아이폰 등에 사용되는 스크린 컨트롤러로 휴대전화를 비롯해 넷북, e북 등 다양한 전자제품에 응용 가능하다.

김 사장은 터치 사업 등 휴먼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2013년까지 모두 500억원의 연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중소기업들이 성장을 이어가지 못했던 것은 제때 변신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넥스트칩은 영상보안 분야 매출 1000억원, 휴먼 인터페이스 분야 1000억원을 포함해 연 매출 3000억원을 장기적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가 된다면 그 이후 더 좋은 그림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