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 가장돕기] 울산 경동도시가스 직원들
입력 2010-04-23 18:48
결연 14명과 아름다운 동행
울산의 대표 향토기업인 경동도시가스가 직원들의 자발적인 ‘나눔과 실천’을 바탕으로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꿈을 키워가는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희망의 디딤돌을 놓고 있다.
울산지역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기업인데도 끊임없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여러 향토기업으로부터 새로운 기업문화를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동도시가스는 오래전부터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소년소녀가장 돕기 성금 등을 사회단체에 기탁했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봉사는 5년 전부터 시작했다.
2005년 3월 송재호 사장이 취임하면서 몸으로 실천하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전환했다. 일회성 기부나 자선, 이벤트 차원의 활동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대신 울산어린이재단과 손잡고 부서별로 1명씩 총 14명의 소년소녀가장과 자매결연을 했다. 또 봉사조직을 만들어 직원들이 최소한 1∼3개월에 한 번씩 결연 청소년을 직접 방문, 식사를 함께하면서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도 거들어주고, 진로 상담 등 고민도 함께 나누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소년소녀가장에게 ‘베푼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쓴다.
할머니와 단 둘이 생활하는 정철훈(16·가명·중3)군을 돕는 사회공헌팀 구병근 과장은 “자주 만나 얘기꽃을 피우다 보니 친조카처럼 정이 들었다”며 “소외된 이들을 돕는다는 의미보다는 더불어 산다는 생각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철훈이를 보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의 이혼으로 남동생과 단칸방에서 생활하는 하모(17·고1)군은 “할머니마저 치매로 입원해 많이 힘들었다”며 “아저씨들의 도움으로 별 어려움 없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동도시가스는 또 ‘아이들의 따뜻한 세상 만들기 사업’을 통해 매년 10월쯤 기초수급대상자 10세대를 선정해 무료로 가스보일러 설치공사를 해주고 동절기에는 가스요금을 지원해 준다.
송재호 사장은 “대부분 부모가 없어 사랑에 굶주리기 쉬운 청소년에게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 주려고 한다”며 “역량이 허락하는 대로 더 많은 소년소녀가장의 ‘수호천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기업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경동도시가스는 업계 최초로 혁신 경영시스템을 도입해 보수적인 도시가스 문화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문화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