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장병 시신, 입관·화장절차 시작

입력 2010-04-23 22:06

천안함 함수 인양작업이 급진전되는 가운데 평택 2함대사령부에 임시 안치돼 있는 희생장병 39명의 입관과 화장 절차가 시작됐다.

23일 천안함전사자가족협의회(천전협)에 따르면 고 문규석 상사와 김경수 중사 등 6명의 입관을 마쳤다. 이날 현재 화장을 원하는 장병들은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전협 나재봉 대표는 “시신 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데다 함수 인양작업이 임박한 점 등을 고려한 가족들 요청에 따라 입관과 화장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이젠 자식들을 편히 쉬게 해주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법의관 입회 아래 입관된 시신은 화장 후 봉안돼 다시 2함대 내에 마련된 장소에 안치된다. 장례는 함수 인양과 실종자 수색이 마무리되는 대로 해군장(5일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엄수된다. 천전협은 국립서울현충원 등에 분향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표 분향소가 설치되는 시점부터 5일간 오전 6시~밤 12시 서울광장에서 분향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2함대사령부 가족 숙소에 머물고 있는 전사자 가족들은 함수 인양 속도가 빨라진 데다 전날 밤 발견된 박보람 하사의 시신이 돌아옴에 따라 남은 7명의 귀환도 시간문제라며 서로 격려했다.

가족들은 백령도 해역에 28일째 가라앉아 있던 천안함 함수를 바로 세우는 데 성공해 이날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함미에서 떨어진 연돌(연통) 안에서 발견된 박보람 하사의 시신은 23일 헬기편으로 2함대사령부에 도착했다. 함수 인양작업을 살피러 백령도에 갔던 박 하사 아버지도 아들의 시신을 실은 헬기로 함대사령부로 돌아왔다.

이날 오전 8시40분쯤 고인을 태운 헬기가 함대사령부 의무대 앞을 선회하자 박 하사의 어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오열했다. “시신이라도 찾은 게 다행”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던 박 하사 어머니는 싸늘한 주검으로 태극기에 싸여 돌아온 아들의 모습에 통곡했다.

평택=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