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첫 재판… “기억 못한다” 혐의 부인
입력 2010-04-23 18:12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사건 피고인 김길태(33)가 법정에서도 주요 혐의를 부인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구남수) 심리로 23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김의 변호인은 “여중생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이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김이 여중생 사건 이전에 20대 여성을 자신의 옥탑방으로 데려가 감금한 상태에서 성폭행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상해는 인정하나 감금과 강간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변호인은 김이 도주 과정에서 미용실에 들어가 현금 25만원과 열쇠 2개를 훔친 사실은 인정했다.
김은 긴 머리에 수염이 덥수룩했으며 재판 내내 특별한 말없이 앞을 응시했다. 판사가 “김길태씨 맞느냐”고 묻자 “예”라고 짧게 답하고 자신의 주민번호를 말한 게 전부였다. 재판은 김에 대한 주거지와 주민번호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과 증인 채택 여부 등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 수렴, 2차 공판 기일 등을 확정한 뒤 10여분 만에 끝났다.
관심이 쏠렸던 국민참여재판은 김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게 됐다. 재판장은 김에게 국민참여재판 신청 의향을 물었으나 대답을 하지 않았고 변호인이 “피고인이 원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