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소총서 대포로 무장 ‘곰의 변신’
입력 2010-04-23 19:08
초반 탐색중인 2010시즌 프로야구 팀들의 변신이 관심을 끌고 있다. 두산처럼 소총부대가 포병부대로 바뀌는가하면 실책이 많았던 KIA는 가장 안정된 팀으로 변모했다.
비록 팀당 20경기 정도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일부 달라진 팀 컬러는 프로야구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소총부대로 각인돼 있다. 잠실 구장이 타 구장에 비해 넓기 때문에 홈런보다 단타위주로 승부를 갈랐다. 두산이 배출한 홈런왕 중 토종선수는 1995년 김상호 뿐이다(98년 우즈 제외).
지난해 기록한 두산의 홈런은 120개로 전체 구단중 꼴찌였다. 그런 팀이 올해는 180도 바뀌었다. 23일 현재 홈런 19개로 1위다. 2위 삼성보다 2개 많다. 초반이지만 놀랄만한 변신이다. 신인 양의지가 4개, 김동주 이성열이 3개씩을 쳐냈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2006년 입단해 절치부심하던 양의지(23)는 올시즌 두산 주전급 포수로 12타점을 올렸다.
롯데도 지난해 121개로 8개팀 중 홈런 7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16개를 치며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이대호 홍성흔이 5개씩, 가르시아 강민호가 3개씩 쳐냈다.
삼성은 지난해 실책 80개로 수비가 가장 견고한 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롯데(21개)에 이어 17개를 기록해 두 번째로 많다. 박진만이 5개, 강봉규가 4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지난해 실책이 가장 많았던 롯데는 올해 강민호 김민성 박기혁 이대호가 약속이나 한 듯 3개씩을 저질러 ‘실책 최다팀’의 불명예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반면 지난해 롯데에 이어 실책이 두 번째로 많았던 KIA는 올들어 가장 안정된 팀으로 변신했다. 실책은 단 8개에 불과하다. 대신 KIA는 올들어 가장 많은 23개의 병살타를 기록, 다른 불명예를 가졌다. 지난해는 112개로 6위에 그쳤던 팀이다.
넥센으로 이름을 바꾼 히어로즈는 지난해 전 구단 중 가장 많은 도루 192개를 기록한 ‘육상부’였다. 꼴찌 한화(69개)의 3배 가까운 수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16개로 5위다. 한화(14개)와 비슷하다. 도루 3위였던 이택근이 LG로 이적한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홈런 1위팀 SK(166개)는 올 들어 불방망이가 다소 무뎌졌다. 팀 홈런이 12개에 불과해 꼴찌 KIA보다 1개 많다. 최정(3개) 김강민 박정권(이상 2개)을 제외하고는 홈런포가 잘 터지지 않고 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