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한경직식 신행일치 설교’ 배워라… ‘한경직 목사의 절기 설교 모음집’ 출간
입력 2010-04-23 17:30
지금 우리에게는 ‘한경직 목사식 설교’가 필요하다. ‘한경직식 설교’란 어떤 것인가. 최근 한 목사 소천 10주기를 맞아 ‘한경직 목사의 절기 설교 모음집’(두란노)이 나왔다. 이 책에 기록된 영락교회 이철신 목사의 서문에서 ‘한경직식 설교’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이 목사에 따르면 한 목사의 설교는 말과 삶이 일치된 ‘언행일치의 설교’였다. 한 목사는 평생 강단에서 말한 그대로 살았다. 개인적 체험 없이 입으로만 선포하는 ‘말씀의 허언(虛言)’을 하지 않았다. 강단에서 선포한 주제는 명확하고 단순했다. 그 단순한 말씀을 간결한 말로 선포했다. 청중들의 극적 긴장을 유도하는 과장이 없었다. 이 목사는 “설교는 그 형식과 음성이 전부가 아니며 설교를 하는 설교자의 신앙체험과 신앙 형성이 중요하다”면서 “한 목사님의 설교에는 그분의 전 생애와 신앙 체험이 깃들어 있다”고 언급했다.
한경직식 설교는 ‘애국애족의 설교’였다. 한 목사는 복음으로 나라를 살리겠다는 결단으로 신학을 공부했다. 그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을 시절에 성장했다. 국권 상실의 설움과 울분이 가득하던 때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복음으로 나라를 살리겠다는 결단으로 신학을 공부했다. 자연 그의 설교 속에는 애국애족의 정신이 깃들 수밖에 없었다. 철저하게 개인구원을 강조하면서도 나라 사랑이라는 큰 명제를 버리지 않았다.
“한 목사님은 개인의 질병, 나라 잃은 설움과 전쟁 등 고난과 역경 속에서 사역하면서 설교하셨다. 이렇기 때문에 그의 설교에는 인간은 오직 복음으로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주제와 함께 신앙인은 누구나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자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선명하게 들어 있다.” 이 목사의 평이다.
한 목사의 설교는 ‘균형 있는 설교’였다. 한 목사는 생전에 영락교회가 지켜야 할 4가지 신앙원칙을 정했다. 경건한 복음주의 신앙의 육성, 청교도적 생활윤리의 훈련, 교회연합 정신의 구현, 세상에서 하나님 공의의 실현이다. 그는 이 네 가지 신앙지도 원칙을 갖고 목회했다, 전도와 교육, 봉사라는 3가지 목표 어느 하나도 소홀하지 않았다. 목회에서 무엇보다도 균형감각을 중시했다. 이런 일관된 생각으로 목회하다보니 자연스레 한 목사의 설교는 균형 잡힌 말씀이 되었다. 신학적으로 건전하면서도 견고했다. 성도들의 신앙성장이 일어나도록 강력하게 파고들었으며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무섭게 도전했다.
‘한경직 목사의 절기 설교 모음집’에는 새해와 종려주일, 부활절, 오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등 각 절기마다 행했던 그의 설교문이 담겨 있다. ‘부활한 사람이 갖는 삶의 최고 목표’란 제목의 설교에서 한 목사는 말한다. “우리는 영적으로 부활해야 합니다. 이것은 죄를 진정으로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마음으로 영접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범사에 위의 것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은 새 가치관과 목표를 갖고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평범한 이 말에 힘이 있는 것은 고 한 목사가 생전에 보여주었던 신행일치(信行一致)의 삶 때문일 것이다. 한국교회에는 지금 신행일치의 삶을 통해 강단에서 ‘한경직식 설교’를 선포하는 목회자들이 필요하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