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람 하사는 누구…어머니 수술 위해 월급 모두 적금 부어

입력 2010-04-23 00:46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눈이 멀어도, 평생 걷지 못해도 상관없다”며 간절한 심정을 밝혔던 박보람(24) 하사의 어머니 박영이(48)씨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또다시 오열했다.

그동안 박씨는 아들의 시신만이라도 돌아오기를 그토록 고대했지만 해군 2함대사령부로부터 전달 받은 아들의 속옷과 손수건을 부여잡고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야 했다.

박 하사는 생전 효성이 지극했다고 한다. 어머니 박씨는 월급 104만원에 6만원을 보태 110만원씩 정기적금을 붓고 수당으로만 생활했던 아들 생각에 하루도 편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를 위해 월급을 쪼개 정기적금을 부어왔다는 것이다. 이 적금의 만기는 올 4월이었다. 박 하사는 이 적금을 타면 어머니의 불편한 다리를 낫게 하기 위한 수술비로 쓸 계획이었다.

마지막 휴가를 나왔을 때 “다음달 적금 600만원을 타요. 약 지어 드세요”라는 말을 어머니에게 남겼다.

박씨는 “너무 작아 새끼손가락에만 겨우 들어가지만 아들이 입대 전에 준 금반지를 평생 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또 “한 달 휴대전화 비용이 20만원 넘게 나와 나무란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가족들과 통화하고 싶다는 후임병들에게 빌려줬더라”며 “그런 줄도 모르고 나무라기만 했던 게 너무나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박 하사는 1986년 11월 26일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평택 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08년 6월 20일 해군 부사관 219기 전기하사로 임관했다. 천안함에는 2008년 11월 20일 부임했다.

군은 박 하사가 “윗사람과 아랫사람 및 동료 부사관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모범적인 부사관이었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박 하사가 항상 자신보다 먼저 챙기던 부모와 남동생이 있다.

평택=김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