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LCD·반도체 수출 3인방 화려한 성적표

입력 2010-04-22 21:14


자동차, LCD, 반도체 등 수출 3인방이 날개를 달았다.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가 22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 환율 조건은 지난해보다 나빠졌지만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고공행진 중이다. 당분간 이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어서 수출 3인방은 우리 경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율 한계 극복한 자동차=현대차는 1분기 본사 기준으로 매출 8조4182억원(내수 4조327억원, 수출 4조3855억원), 영업이익 70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판매 증가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6%, 영업이익은 357%나 늘었다.

전체 판매대수는 39만7646대(내수 16만7932대, 수출 22만9714대)로 전년(31만6366대) 대비 25.7% 증가했다. 특히 내수 판매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신형 쏘나타와 투싼ix가 판매 증가세를 이끌면서 29.9% 늘었다. 수출 역시 중남미와 아시아태평양 등 신흥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22.8% 증가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1분기 시장점유율도 4.4%로 지난해보다 0.1% 포인트 높아졌다.

현대차 측은 깜짝 실적의 원동력에 대해 “투싼 등 신차가 전 세계적으로 재고가 부족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는데다 수출 1대당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20%나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환율과 인센티브 도움 없이도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원희 재경본부장(전무)은 “현재의 환율 기조에서도 사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도요타가 고수하고 있는) 인센티브 정책보다는 광고와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수요, 날개 단 LCD·반도체=LG디스플레이와 하이닉스는 1분기가 전통적으로 LCD와 반도체 업종의 비수기임에도 올해는 이례적으로 수요가 계속 강세를 나타낸 덕분에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1분기 5조8763억원의 매출과 78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6%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선 영업이익이 152% 늘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LED LCD 패널과 모니터·노트북용 패널 수요가 늘었고 중국에서 춘절(春節) 이후에도 수요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강세로 1분기 평균 판매가는 전분기보다 2.4% 올랐다.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정호영 부사장은 “2분기에도 남아공 월드컵이라는 빅 이벤트 수요에 힘입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며 “출하량은 10% 이상 늘고 평균 판매가는 1분기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공격적인 신규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우선 파주 디스플레이단지 안에 내년까지 7270억원을 들여 새로운 패널 공장 P9을 짓기로 했다.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시설 확충에 2500억원을 투자하고 내년 하반기에 30인치 TV용 OLED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같은 대규모 신사업 추진으로 올해 투자 총액이 사상 최대인 5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 속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8214억원, 영업이익은 799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5% 올랐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하이닉스 측은 “전반적인 수요 강세 속에 D램 판매량이 늘고 가격도 상승한 것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1분기 D램 평균 판매가는 전분기보다 3% 상승했고 출하량은 6% 늘었다.

업계에선 반도체 호황이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 같은 호기를 최대한 활용해 외국 경쟁사들에 대한 경쟁우위를 굳힐 태세다. D램의 경우 현재 60% 수준인 DDR3 제품 생산 비중을 연말까지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30나노급 제품 개발을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선 지난 2월 개발에 성공한 20나노급 제품을 하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천지우 최정욱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