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삼성전자에 서운함 토로 “홍길동이 아버지라 못 부르고…”
입력 2010-04-22 18:34
“쇼옴니아는 홍길동이다. 아버지(삼성전자)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하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이 22일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무역협회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스마트폰과 IT혁명’이란 주제 강연을 통해 “(KT가 판매하는) 쇼옴니아는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와이파이(무선랜), 와이브로 등 3W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데 삼성은 작게 광고했다”며 “대신 SK텔레콤과 연합해 옴니아2만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즈니스에서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며 “감정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주력 단말기를 SK텔레콤에 우선적으로 주는 등 차별(?)한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KT는 실제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삼성전자로부터 단말기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조금과 관련해선 “아이폰은 보조금이 없다”며 “9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2년 약정하면 휴대전화를 공짜로 주지만 KT는 130만원이 (이익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업계의 고민은 휴대전화는 컴퓨터화하고, 컴퓨터는 휴대전화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뒤흔든 것은 애플과 블랙베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과 달리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18만개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차이였고, 블랙베리가 애플에 상대가 안 된 이유도 애플리케이션 즉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삼성과 LG 등 우리나라 기업도 애플의 모형을 생각하고 노력 중에 있으며 이런 관점에서 단순 TV를 파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도 같이 파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커넥트 TV(Connect TV)를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