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섞인 洞 이름 전국 첫 탄생… 대전 ‘관평테크노동’ 구의회 통과

입력 2010-04-22 18:26

전국 처음으로 외래어가 포함된 동(행정동) 이름이 탄생했다. 대전 유성구의회는 21일 제164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대전 유성구에 ‘관평테크노동’을 신설하도록 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유성구의회는 관평테크노동을 분동(分洞)하는 내용의 ‘유성구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투표에 부쳐 찬성 5표, 반대 2표, 기권 1표로 원안 가결했다.

유성구는 당초 동명을 ‘테크노동’으로 하려 했으나 구의회가 지난 2월 주민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결시키자 중재안으로 관평테크노동을 의회에 제출했다.

구즉동에서 분리해 신설되는 관평테크노동은 탑립동과 용산동, 관평동을 관할하는 행정동으로 현재 법정동은 영어식 지명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지만 몇 개의 법정동을 묶어 일컫는 경우에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조례가 통과되자 한글문화연대는 성명을 내고 “유성구는 국적불명의 땅이 돼 버렸다”면서 “이번 조례에 대해 행정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관평, 탑립, 용산동에 거주한 주민들은 대체로 역사성이 있는 ‘관평동’을 행정동 명칭으로 주장했다. 반면 테크노밸리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지역 특색을 살리는 ‘테크노동’을 선호하고 있다.

대전=정재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