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8개 건설사에 철근공급 중단

입력 2010-04-22 18:25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대형 철강업체들이 22일부터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두산건설 등 8개 건설사에 철근 공급을 중단했다. 철근가격 인상률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철강회사들이 공급을 끊은 것이다.

현대제철은 22일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올라 철근가격을 인상했고, 건설사들과 가격협상을 했지만 절충안을 찾지 못해 거래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는 철근가격(고장력 10㎜ 기준)을 t당 지난해 말 69만1000원에서 올해 2월 74만10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이달 초 79만1000원으로 다시 5만원을 인상했다. 국제 고철가격이 올 초 t당 360달러에서 3월 450달러로 올랐고 이달엔 490달러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3월 출하물량의 경우 74만1000원을 적용해 대금을 청구했는데 일부 건설사들이 결제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2월 출하물량은 69만원, 3월 출하물량에 대해서는 72만원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개 건설사와 건설업계 자재구입 관련 협의체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 관계자들은 지난 20일 현대제철 및 동국제강을 방문해 가격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는 철근 유통대리점도 전면 봉쇄했다.

철강업계는 지난해에도 국제 고철가격 급등으로 철근가격을 올리려 했지만 건설경기 악화와 건설사들의 반발 등으로 인상시기를 늦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철강업체가 일방적으로 인상한 가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버티고 있다. 건자회 관계자는 “철강업체들의 요구에 불합리한 측면이 많다”면서 “철근 공급을 전면 중단하는 힘의 논리로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박재찬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