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26000 교회표준 가이드라인 11월 나온다
입력 2010-04-22 18:16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 26000’을 한국교회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개발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 10월쯤 세계 91개국의 동의로 발효될 ISO 26000은 정부 기업 비정부기구(NGO) 등 사회 모든 공적 조직에 포괄적으로 적용되며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기업의 경우 따르지 않으면 무역마찰이나 수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국제적 기준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22일 서울 한강로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SO 26000 교회표준 개발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기윤실은 지난 16일 교회표준 개발 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ISO 26000의 245개 항목 중 교회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7개(조직지배구조, 인권, 노동, 환경, 공정운영, 소비자,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분야의 49개 항목을 일차 선별했다. 위원회는 이들 항목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한국교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추가 설명을 붙이는 식으로 교회표준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예를 들어 공정운영 분야에서는 교회별로 출석교인수와 운영성과 등을 정직하게 공개하는지, 예결산 내용을 성도들에게 투명하게 알리는지 여부 등이 평가 항목에 들어가게 된다.
위원회는 이어 9∼10월 공청회 등을 통해 교계 의견을 수렴한 뒤 11월쯤 표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세진 기윤실 사무총장은 “교회는 ISO 26000 기준을 따를 필요가 있다”며 “이 기준은 교회의 종합건강검진 지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윤실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ISO 26000 교회 버전은 향후 전 세계 교회들의 운영지표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적 조직인 교회에 사회적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양 총장은 마태복음 5장 41절을 예로 들며 “5리를 가게 하거든 10리를 동행하라는 말씀에 따라 세상이 요구하는 것이 5리라면 교회는 10리를 갈 수 있어야 영적 조직으로서 차별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윤실은 ‘신뢰의 열매’란 제목의 ‘2009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종교 단체 중 처음으로 내놓은 국제적 기준에 따른 지속가능성 보고서이며, 일반 NGO에서도 사례가 거의 없다. 보고서에는 기윤실의 활동 내역, 의사결정시스템, 예산 운영 등이 담겼다.
글·사진=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