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D-50… 첫 상대 그리스 반드시 이겨야 한다

입력 2010-04-22 18:18


50일 뒤 한국 축구의 위대한 도전이 킥오프된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눈물의 조별리그 탈락 상처를 심장에 새기고 돌아온 한국이 4년 만에 다시 세계 축구 전쟁터에 서는 것이다.

◇한국의 남아공 운명, 그리스전에 달렸다=허정무호는 오는 6월 12일 밤 8시30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부 해안도시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와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23일을 기준으로 그리스전까지 정확히 50일 남았다.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 절반 이상이 결정된다. 현실적으로 2차전 상대 아르헨티나를 쉽게 이기기 힘들다고 본다면 그리스전은 비겨서도 안되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리스와 비긴다해도 아르헨티나에 지면 마지막 나이지리아전을 이겨도 16강 진출이 보장되지 않는다(1승1무1패). 독일월드컵 때 한국은 1승1무1패로 탈락했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2002 한·일월드컵(폴란드전 2대 0 승리)을 제외하면 모두 패하거나 비겼다.

◇한국 축구의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남아공월드컵은 한국이 역대 가장 많은 해외파 선수들로 치르는 대회가 된다. 한국 축구는 남아공월드컵을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화 단계 진입을 세계에 알린다.

4년 전 독일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한국 베스트 11에 유럽파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당시 토트넘) 2명 정도였다. K리거가 6∼7명 정도로 가장 많았고, J리거 2명(조재진·김진규)이 나머지 베스트 11을 형성했다. 안정환, 설기현, 이을용이 당시 각각 독일(뒤스부르크), 잉글랜드(울버햄튼), 터키(트라브존스포르)에서 뛰고 있었지만 이들 3명은 후반 교체용이거나 붙박이 베스트 11은 아니었다. 독일월드컵은 국내파 주류, 해외파 비주류 구도로 치렀다. 허정무 감독은 최근 “이전 월드컵에서 한국은 막연한 두려움에 위축된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남아공에서는 구도가 역전된다. 현재 예상되는 남아공 베스트 11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외파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박지성, 박주영(AS모나코), 이청용(볼튼), 기성용(셀틱) 등 유럽파 4명은 베스트 11 자리를 예약했다. 잉글랜드, 네덜란드에서 유럽 축구를 경험한 이영표(알 힐랄)는 왼쪽 수비수가 유력하고, 차두리(프라이부르크)는 오른쪽 주전 수비수에 다가서 있다. 한국은 남아공에서 해외파를 앞세워 원정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사상 첫 승리에 나선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