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비법에서 싸움 잘하기·쇼핑몰 창업 과정까지…생활정보 담은 ‘실용 버라이어티’ 뜬다

입력 2010-04-22 17:57


‘리얼 버라이어티’의 미션이 실용화되고 세분화되면서 시청자의 일상에 좀더 가까워지고 있다. 전형적인 ‘리얼 버라이어티’는 가수가 되거나(엠넷 ‘슈퍼스타K’) 톱 모델에 오르는(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거시적인 미션을 내세웠다. 또한 미션 수행의 험난함과 꿈이 실현된 순간의 짜릿한 감동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봇물처럼 쏟아지는 ‘실용적 리얼 버라이어티’는 소소하고 일상적인 목표를 제시한다. 성적 향상, 두뇌 계발, 싸움 잘하기 등 일상에서 도움이 되는 미션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한다.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목 밤12시)은 70일 동안 아이의 두뇌를 계발하는 프로젝트다. 두뇌계발 전문가, 자기주도학습 권위자 등의 도움으로 아이의 발달 상태를 진단하고 지능지수 향상을 도모한다. 온게임넷 ‘셔틀탈출기 내가 용자라니!’(월 오후 9시)는 싸움 잘하는 법을 알려준다. 자신감이 없고 몸이 약해 괴롭힘을 당해온 친구에게 K-1 트레이너가 붙어 무술을 전수한다. 방송은 나약한 학생이 특훈을 통해 강인한 친구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21일 종영한 온게임넷 ‘티아라닷컴’은 인기 아이돌 티아라가 쇼핑몰 창업하는 과정을 10회에 걸쳐 담았다. 이 외에도 지난 1월 3일 끝난 tvN의 ‘80일만에 서울대가기’는 80일 동안 스타강사에게 공부 비법을 전수받은 고3학생들의 입시 준비를 그렸다.

이 프로그램들은 주인공이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담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기본 공식을 따른다. 하지만 감동보다는 정보를 강조한 점에서 기존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된다. ‘영재의 비법’을 보면 주부들이 비싼 수업료 때문에 엄두를 못 낸 두뇌 계발 팁을 접할 수 있다. ‘내가 용자라니!’에서는 무술 전문가가 수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정리한 싸움의 기술이 넘쳐난다. 박창현 온게임넷 제작국장은 “요즘 시청자들은 TV를 보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지, 자신과 관련있는 지를 재빨리 알아차리기 때문에 실용적인 내용을 담게 됐다. 미션을 하더라도 출연자들만을 위한 과제라면 시청자들의 흥미는 떨어진다. 하지만 그 미션이 자신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관심 분야라면 시청자는 프로그램에 공감하고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실용적 리얼 버라이어티’는 시청 대상이 분명하다. 스타가 된다는 꿈은 대부분 연령층이 공감하는 보편성을 띄고 있다. 하지만 성적 향상이나 쇼핑몰 창업은 특수한 관심사다. 실제로 ‘내가 용자라니!’는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화제고, ‘영재의 비법’은 영유아를 가진 주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