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서영은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말하고 싶은 것
입력 2010-04-22 21:18
“성경의 진리를 바로 알려면 내 안의 자의식 찢어 버려야”
서영은은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에 이렇게 썼다. “나는 지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 내면적 변화를 이끈 초월적 존재를 보고 만졌다.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
하나님을 만나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는 그를 최근 만나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격정적인 것은 없다. 그와의 만남은 긴 울림을 줬다. 믿음의 본질, 구원, 사랑 등에 대한 분명한 개념 정립이 되어 있었다. 서영은의 이야기는 어떤 신학교에서도, 강단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귀한 영적 가르침이었다.
믿음의 본질에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물었다. 그는 “십자가로 나를 죽이는 것, 내 삶 전체를 찢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예수님이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요”라고 하셨을 때에 그분은 믿음의 본질에 이르는 방법을 보여주셨다. 그것은 자기를 철저히 찢는 것이었다. 그것만이 진리였다. 그렇게 사는 것만이 진리고, 나머지 모든 것은 진리 밖의 일이라는 구분을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보여주셨다.
“우리의 현실적 토대는 잠시 있다 지나가는 것입니다. 이 현실적 토대를 삶 전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지금 자의식 이라는 고치 속에 갇혀 있습니다. 그 고치를 찢고 나와야 비상하는 것처럼 우리의 자의식을 철저히 찢어야 그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치를 찢었다. 그 고치를 찢는 길은 두렵고 힘든 순례의 길이었다. 일단 찢고 나니 거칠 것도, 얽매일 것도 없었다. 오직 진리만 따라가면 됐다. 그 길을 따라 가다보니 가장 의롭고 진실한 것을 성령께서 저절로 드러나게 해 주셨다. 그는 복음을 혼잡케 하는 모든 것을 비수로 찔러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절대적인 시선, 그것이 말씀이었다. 그 시선을 통해 자신을 봐야 했다. 말씀 아닌 세상과 타협하고 있는지는 그 시선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말씀 아닌 어떤 것도 비수로 찌를 때에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인생에서 남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하나님 모를 때는 회한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니 그 회한이 기쁨과 축복, 은혜로 반전됐습니다.”
서영은은 ‘인생의 터닝(Turning)’에 대해 이야기했다. 회개는 죄를 뉘우치는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이전 삶의 방식에서 완벽한 터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터닝이 없으면 결코 예수 그리스도를 바로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귀가 열리고 눈이 떠지지 않는데, 이전의 삶의 방식이 전부인 것처럼 살고 있는데 어떻게 예수님의 산상수훈이나 공생애 행적이 이해되겠습니까. 터닝이 바로 십자가더라고요. 자기 찢어짐 없이, 자기는 고스란히 뒤로 남겨 놓은 채 눈가림해서는 결코 그분을 만날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자기입니다. 지금 자기가 자기에게 비수를 꽂아야 합니다. 자기 안의 비본질적인 것, 거짓 속임수에 비수를 꽂고 끊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것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고는 결코 예수님을 만날 수도, 따를 수도 없습니다.”
“이제는 서영은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게 됐느냐”고 질문했다. “하나님의 뜻을 이해했다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뤄질 수 있게 바닥에 내 마음을 까는 것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진리 체험을 온몸으로 하고 난 뒤에는 그 일 이상 중요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지금은 오직 그분의 뜻이 지나가는 통로가 되겠다는 생각 외에는 없습니다.”
서영은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무엇을 찾았는가. 사랑이었다. “사랑을 찾았어요. 사랑은 섭리였습니다. 그 섭리 안에 우주의 절대 질서가 있었습니다.” 문학가적인 깊은 말이 이어졌다. “목숨이 간당간당할 때까지 물어뜯는 것이 사랑이더라고요. 하나님의 사랑은요. 하나님의 사랑은 완전히 찢어져야 알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이번 순례길에서 알게 됐습니다. 그 사랑을 알고, 체험하며 나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것이 저의 구원이었습니다.”
서영은은 지금 하나님의 영적 파이프가 되는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을 자꾸만 내려놓으면서 하나님의 통로가 저절로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단다. 길에서 만난 작은 자들, 동물과 식물, 우주의 모든 것을 향해서 자꾸만 축복을 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작가 서영은이 하나님을 만났다. 그가 완전히 변했다.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통로로 살고 있다. 한 인간이 진실하게 하나님을 만나는 것. 이것이야말로 온 우주가 떨 위대한 일이 아닌가.
●인터뷰 동영상은 인터넷 미션라이프(missionlife.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태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