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먹고 내 생각을 말할 용기 생겼어요!”… ‘하하의 마법 과자’
입력 2010-04-22 17:34
하하의 마법 과자/이금희 글·박재현 그림/아르볼
하하는 남들에게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다. 하고 싶은 게 있어도, 하기 싫은 게 있어도 말할 용기가 없어 그냥 꾹 참고 애만 태운다. 오늘도 그런 일이 있었다.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싶었지만 누나들이 그네를 다 차지하고 있는 걸 보고 어쩌지를 못한다. 엄마가 “그네를 타고 싶다고 누나들에게 이야기 해”라고 하지만 하하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 ‘목소리가 이상하다고 놀리면 어쩌나’ ‘안된다고 하면 어떡하지?’ ‘내 말을 듣고 누나들이 웃으면 어떡해?’ ‘그네가 끊어지면 어떡해?’…. 이런 저런 걱정이 꼬리를 물고, 하하는 끝내 그네를 타고 싶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날 밤 하하는 침대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니 딸기처럼 생긴 빨간 과자가 보였다. 과자 옆에는 이런 글이 적힌 쪽지가 놓여 있었다. “이것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마법 과자입니다. 주의! 빨간 꽃잎만 먹을 것. 노란 꽃술을 먹으면 마법은 사라집니다.”
마법의 과자를 갖게 된 하하는 낮에 그네를 타지 못했던 일을 떠올리고 답답한 나머지 과자의 꽃잎을 모조리 먹는다. 다음날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하하의 생각을 모두 알아차리는 것이 아닌가. 과자가 마법을 부린 것이다. 남들이 자기 생각을 모두 알게 되자 하하에게는 난감한 일들이 벌어지고, 하하는 옛날로 다시 돌아갈까 고민하다 묘안을 짜낸다. 생각이 남들에게 반만 들리도록 꽃술을 절반만 먹어버린 것이다. 하하는 이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자기 생각과 느낌을 말하는 어린이로 다시 태어난다.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말할 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사람은 자기 표현을 통해 주변과 관계를 맺어가기 때문이다.
‘하하의 마법 과자’는 생각은 많은데 말문을 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자기 표현의 필요성과 방법을 깨우쳐주는 그림책이다. 책장을 끝까지 넘겨보면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왜 말해야 하는지, 내 마음을 얼마만큼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은지를 깨닫게 된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