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위원장직만 21년 재임 사마란치 별세… 올림픽 무대서 영원히 은퇴하다
입력 2010-04-22 01:22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1일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퀴론 병원은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사마란치 전 위원장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고(故) 사마란치 전 위원장은 급성 관상동맥기능부전으로 지난 18일 퀴론 병원에 입원했으며, 입원 직후 쇼크 상태에 빠졌다.
그는 1980년 위원장에 당선됐으며 2001년 자크 로게 현 IOC 위원장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그는 재임 기간 스폰서십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방송 중계권료를 비약적으로 키우면서 IOC의 재정 확대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퇴임 후에도 IOC 종신 명예위원장으로 추대돼 계속 IOC 회의에 참석해 왔다.
특히 그는 각별한 한국 사랑으로 한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81년 9월 30일 스위스 바덴바덴에서 열린 제24회 하계올림픽 개최지 발표 당시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 “세울, 코리아”를 외친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서울이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후 그는 한국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국기(國技)’인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데도 그의 도움이 컸다. 1994년 파리 IOC 총회에서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을 결정할 때 태권도를 직권 상정한 인물이 바로 그였다.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에서는 남북 동시 입장을 주선했고 2002년 월드컵 유치 당시에도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공동개최를 협의해 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마란치 전 위원장과 절친한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은 “사마란치 위원장은 한국인에게 영원한 동반자였다. 서울올림픽이 동서냉전이 끝날 무렵 세계를 통합하는 평화의 제전으로서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었던 데는 사마란치 위원장의 힘이 디딤돌이 됐다”며 그의 별세를 안타까워했다.
정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