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LG 광고에 딴죽 건 외교부
입력 2010-04-21 21:07
외교통상부가 LG의 신문광고에 대해 딴죽을 걸었다. 문제가 된 광고는 LG가 최근 각 신문에 내보낸 ‘LG 글로벌 챌린저 2010’ 광고. 이유가 황당하다. 광고에는 청바지 오른쪽 뒷주머니에 여권을 꽂은 젊은이 모습이 나오는데 국민들이 광고를 보고 여권을 청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낭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LG는 사진 속 여권을 탑승권으로 바꿨다.
LG는 국내 4년제 대학 및 대학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19일부터 29일까지 해외탐방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4명씩 조를 이뤄 탐방주제를 정해 해외탐방을 신청하면 100여명을 선발, 오는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13박14일씩 해외에 보낼 계획이다.
LG는 패기 있는 대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준다는 취지로 “젊은 꿈들이여, 탐방주제도 나라도 일정도 마음대로 선택하고 마음껏 도전하라. 너희들의 배움이 우리의 미래다”란 광고문구와 함께 이 사진을 내보냈다. 청바지와 여권을 광고에 사용한 것은 젊은이들의 진취심과 개척정신을 고양하기 위한 의도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여권에 전자칩이 내장돼 있어 청바지 뒷주머니에 넣을 경우 구겨지거나 온도·습도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 광고를 자제해줄 것을 LG 측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 나갔을 때 전자칩이 작동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어 자국민 보호차원에서 요청을 했다는 게 외교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외교부의 ‘노파심’이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외교부의 뜻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을 강조한 광고의 콘셉트를 무시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정부가 기업 광고 하나까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명희 하윤해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