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김상진 교수팀, 나병균의 척추염 유발 가능성 첫 확인

입력 2010-04-21 18:25


국내 연구진이 한센병을 일으키는 나병균이 척추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해 국제 학회에 보고했다.

이대목동병원 신경외과 김상진(사진) 교수팀은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준재, 가톨릭의대 한센병센터 채규태 교수팀 등과 함께 경추(목뼈) 추간판염에 걸린 47세 남성에게서 분리한 원인균을 분석한 결과 나병균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로피언 스파인 저널(European Spine Journal)’ 인터넷판에 최근 게재됐다.

흔히 나병으로 불리는 한센병은 주로 말초 신경염과 특징적인 피부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나병균이 척추나 척추 인근 연부조직까지 침투해 척추염을 일으킨다는 보고는 없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번 보고로 나병균이 목뼈를 침범해 척추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MRI 영상에서 척추염 소견이 있을 때는 이제까지 그 원인으로 생각지 않았던 한센병도 하나의 원인 질환으로 생각하고 문진과 검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