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시제품 분실은 홍보용 자작극?
입력 2010-04-21 21:21
미국 온라인 매체인 기즈모도(GIZMODO)에서 지난 19일 차세대 아이폰 시제품을 입수했다는 보도가 나간 뒤 자작극 논란이 일고 있다. 애플 직원의 실수가 아닌 고도의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 등은 아이폰 시제품이 세상에 나온 경위를 자세히 전했다. 애플의 기술자 그레이 파월은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 지역의 쿠퍼티노에서 32㎞가량 떨어진 레드우드 시티의 한 바(Bar)에서 술을 마신 뒤 기기를 의자에 남겨둔 채 자리를 떴다. 이를 발견한 술집 고객은 IT 블로그인 ‘인게짓(ENGADGET)’에 사진을 찍어 넘겼고 지난 17일 공개됐다. 이후 인게짓의 라이벌인 기즈모도가 이 고객에게 5000달러(약 550만원)를 주고 시제품을 사서 분해한 모습을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실리콘밸리 회사들의 보안은 탄탄하다’며 애플의 시제품 누출 경위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애플의 잘 짜인 홍보 전략일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나왔다.
정보기술 리서치회사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의 팀 바자린 대표는 “애플은 새 제품을 세밀하게 컨트롤하고 출시 당일까지 치밀하게 봉해 놓는다”며 “이 같은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씨넷도 ‘애플의 자작극’을 의심했다. 애플이 고객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일부러 제품을 흘렸다는 것이다. 씨넷은 인게짓과 기즈모도에서 하루 차이로 아이폰 신제품 기사를 내보내고 증거사진을 올린 것은 우연치곤 너무 절묘하다고 분석했다.
폴 사포 실리콘밸리 기술예측가는 NYT와 인터뷰에서 “만약 시제품을 흘리고 간 사람이 어떤 목적을 갖고 그 전화기를 떨어뜨렸다면 상도를 벗어난 마케팅 음모”라면서 “그런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즈모도는 20일 이 기기를 애플에 돌려줬다. 기즈모도는 “애플의 요청으로 진짜 애플 기기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