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교원단체 가입교사 명단 공개’ 어떻게 볼 것인가

입력 2010-04-21 17:46


소속 아닌 교육 내용에 초점을… 교사 가치관 알고 대처할 필요

지난 19일 조전혁 의원이 교원단체 가입교사 명단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크리스천 교사 연합체인 좋은교사운동은 20일 반대 성명을 냈다. 좋은교사운동은 “국회의원과 언론이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교원단체 가입교사 명단을 공개하는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학부모들은 교사의 소속 교원단체가 아닌 교사의 교육방침과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열정 등을 알고 싶어한다”며 “진정한 학부모의 알 권리와 소통을 위한 교단의 노력들을 발굴하고 격려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기독교사회책임은 21일 성명을 통해 “사법부의 명단공개 금지 판결과 전교조의 명단공개 반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기독교사회책임은 “학부모는 교사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어떤 성향의 단체에 소속돼 있는지 알고 이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늘 참교육을 행하고 있다고 자처하는 전교조 교사들이 무엇이 부끄러워 자신이 소속된 단체에 대해 밝히기를 주저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조 의원의 명단 공개를 지지하며 다시 한 번 전교조가 좌편향을 버리고 참교육의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원단체 가입교사 명단 공개로 기독교 내에서도 서로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가 얼마나 진심으로 교단에 서는지 궁금할 뿐이다. 또 이에 대한 교사들의 응답을 기다린다.

성경은 “너희가 만일 남의 것에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눅 16:12)고 했다. 맡은 일에 충성된 자에게 자기의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이다. 지금은 서로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의 눈에 있는 들보’를 들여다보는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안성우 서대신교회 목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기 일에 충성된 자들에 의해 공동체와 국가는 유지되고 발전됐다”며 “지금은 서로 힘을 모아 교사는 학생들을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인물로 키우고, 군인은 나라를 지키는 데 힘쓰고, 목회자는 복음의 사명을 다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라 호서대(기독교교육학) 교수는 “교사들은 저마다 예수님처럼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모두 다 평등하게 차별 없는 가르침의 사명을 다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지금 우리 시대에는 예수님처럼 사랑의 책임을 다하는 교사들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교사와 학부모는 어떻게 마음을 나눌까. 좋은교사운동이 학기 초마다 실시해온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학부모에게 편지 보내기 운동’은 3월 첫날 담임교사가 자신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교육 방침, 학부모에게 부탁하는 사항 등을 적어 학생 편에 보내는 것이다. 또 가정방문을 통해 학생의 환경을 살피고, 학부모와 깊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 소통의 기회를 갖는 것도 창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