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목사 “일본교회 순교자정신 배워야”… ‘주기철 목사 신앙’ 주제 첫 박사논문
입력 2010-04-21 21:57
노데라 씨 “주 목사의 정신 널리 전파되도록 노력”
일본인 목사가 주기철 목사의 저항과 순교정신에 매료돼 그 정신을 연구하면서 알리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만난 노데라 히로부미(48·도쿄 아카바네성서교회) 목사는 최근 ‘주기철 목사의 신앙과 국가권력’이란 논문으로 고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 목사와 관련한 박사학위는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이다.
그의 논문은 주 목사와 관련한 한국 측 기록은 물론, 일본군이나 경찰, 검찰의 기록을 찾고 주 목사의 어록 등을 검토해 그에게 저항권 사상이 있다는 점과 그의 순교신앙을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논문은 가해자였던 일본인에 의한 주 목사 연구라는 점에서 흥미를 더했다.
노데라 목사가 주 목사를 알게 된 것은 일본에서 신학을 공부하던 중 ‘저 높은 곳을 향하여’라는 한국영화를 보면서부터. 영화는 신사참배 강요와 탄압에 대항하며 신앙의 절개를 지키다 순교한 주 목사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일본의 한반도 탄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던 저로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 후 7년간 목회한 후, 일본 선교의 한계를 느껴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8일과 20일 서울 산정현교회와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각각 주 목사 순교 66주기 추모예배와 제15회 기념강좌 강사로 나선 그는 일본교회의 침체 원인으로 주 목사와 같은 순교자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일본교회가 가장 알고 싶지 않은 사실은 주 목사를 순교에 이르도록 박해하고 탄압한 일일 것”이라며 “일본교회는 이제 신사참배 강요와 아시아 침략의 죄를 회개해야 하며 주 목사의 저항과 순교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본 사람은 신사참배 강요나 주 목사의 투옥, 순교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사실이 알려져 주 목사의 정신이 널리 전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