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수상하네! 용병 투수들 봄바람 났나
입력 2010-04-21 18:19
그 어느 해보다도 용병 투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이란 게 시즌 전 대체적인 예상이었다. 초반 한두 게임 부진했을 때는 한국 리그 적응 문제이거나 쌀쌀한 날씨 탓이려니 했다. 그러나 각 팀이 18∼20게임을 치른 현재 용병 투수들의 성적은 처참할 정도다.
전체 용병 투수 14명 중 방어율 3점대 이하를 유지하고 있는 투수는 5명에 불과하다. 한국 리그 2년차인 SK의 카도쿠라와 글로버는 경기마다 호투하고 있고, LG 마무리 오카모토와 삼성 크루세타도 준수한 모습이다. KIA 라이트는 3점대 방어율지만 등판이 1번 뿐이어서 아직은 미지수다.
나머지 용병 투수들은 모두 5점대 이상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KIA 우승의 주역이었던 로페즈는 좀처럼 지난해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두산 히메네스는 3승1패를 거뒀지만 방어율이 6점대다. 첫 3번의 등판에선 준수한 피칭으로 3승을 따냈지만 이후 2번의 등판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왈론드는 부상 여파도 있고 마운드에서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준수한 활약을 했던 삼성 나이트도 아직 불안하고, 넥센 번사이드도 타자를 압도하는 힘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LG 곤잘레스와 롯데 사도스키는 시즌 개막 전에는 용병 투수 중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시즌에 돌입한 후로는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4승을 올린 LG 곤잘레스는 빠른 공을 지녔지만 투구 패턴이 단조로워 한 번 읽히면 난타당하는 경우가 잦다. 20일 넥센전에서는 왼쪽 허벅지 통증 탓에 조기 강판됐다.
롯데의 사도스키는 최근 2게임에서 볼넷을 남발, 로이스터 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다. 최근 4번의 등판에서 그가 허용한 안타는 경기당 2∼5개에 불과했으나 경기마다 4사구를 5∼7개 허용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한화가 마운드 보강을 위해 데려온 용병 투수 2명도 제 몫을 못하고 있다. 카페얀은 시즌 초반 승리를 얻지 못했음에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경기에서 난타당했고, 데폴라는 마무리 투수로서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