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황금알’ 리튬 개발권 쟁탈전

입력 2010-04-20 18:49


‘볼리비아의 노다지’로 불리는 리튬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리튬개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브라질이 추격하면서 ‘3강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프랑스와 중국 등도 가세하면서 리튬 확보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리튬 확보전, 왜?=리튬은 전기자동차와 휴대전화,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 원료로 쓰인다. 최근 차세대 핵심 자원으로 각광받으면서 전 세계 리튬 잠재량(개발 가능한 분량)이 가장 많은 볼리비아의 우유니 호수에 세계의 관심이 쏠린 상태다. 이 호수의 염수(鹽水)에 리튬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2월 초 볼리비아 정부로부터 리튬이 함유된 우유니 염수 300ℓ를 제공받았다. 광물자원공사 등은 이 염수를 분석해 오는 8월까지 ‘탄산리튬제조 기술개발’ 연구 결과를 볼리비아 정부에 보내야 한다. 일본과 프랑스도 현재 같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볼리비아는 각국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리튬 추출기술을 보유한 국가에 우유니 리튬광 개발권을 부여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달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기술개발사업단’을 발족한 데 이어 20일에는 이 기구를 지원할 13개 기관이 ‘볼리비아 리튬 산업화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8월까지 성공적인 연구 결과를 볼리비아 측에 내놔야 리튬개발사업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와 공기업, 민간기업, 연구기관 등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브라질, 치열해지는 쟁탈전=일본은 이달 초 볼리비아 리튬 확보를 위해 수백억엔(수천억원) 규모의 차관 지원을 검토키로 했다. 또 지열발전소 건립, 섬유산업 육성, 디지털TV 방송 도입 지원 등으로 볼리비아를 ‘유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일본 정부가 자원과 관련된 개발사업에만 엔 차관을 제공해오던 관행을 깨고 전방위적 지원공세에 나섰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신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브라질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리튬 추출 공정 중에 생산되는 ‘칼륨’을 산업화하는 방안을 두고 볼리비아와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앞서 브라질의 세계적인 광산개발업체인 발레(Vale)사가 올 초부터 볼리비아 에너지광업부와 접촉, 리튬 개발사업 참여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이 기술 분야 논의를 위해 볼리비아에만 서너 차례 다녀왔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도 자원협력특사 자격으로 올 초까지 4차례나 볼리비아를 방문,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농담을 나눌 정도로 친분을 쌓았다는 후문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