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간담회… 李대통령 “북한 정신 좀 차려야”

입력 2010-04-21 01:12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나는 북한이 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민주평통 북미주 지역 자문위원들과 만나 “백성들은 어려운데 60억원을 들여 (김일성 주석) 생일이라고 밤새도록 폭죽을 터뜨렸다고 한다”며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그 돈으로 옥수수를 사면 얼마나 살 수 있겠느냐. 또 세계 고급 자동차를 수입해 (주요 간부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며 “나는 북한이 바르게 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북한과 힘으로, 경제적으로 통합할 생각이 없다. 당장 통일보다는 북한이 경제를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급한 일”이라며 “양국 간 평화를 유지하고 오순도순, 그렇게 되면 (통일은)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천안함 침몰 사고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북한 정권의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은 앞서 한나라당 정몽준, 민주당 정세균,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등 여야 3당 대표와 만나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4월 이후 이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을 함께 만난 것은 1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에 대해 “최종 물증이 나오기 전에는 뭐라고 대답할 수 없다”면서 “신중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군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 만큼 이양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군 안보 시스템 개선 문제와 관련, “군 관련 부분에 있어서 상당 부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며, 국방선진화위원회를 만들어 현재 작업하고 있다”며 “이번에 이 문제가 터졌기 때문에 더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책임 있는 사람들 문책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책임을 안 묻겠다는 게 아니고 냉정하게 묻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