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風’아 불어라… 5월 한달간 1주기 추모행사
입력 2010-04-20 22:36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다음달 전국에서 대대적인 추모 행사가 열린다. 6·2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추모행사기획단장을 맡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0일 서울 합정동 노무현재단(로고)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주기 추모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문 전 실장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절제된 분위기 속에 행사를 진행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이나 가치를 되새기고 계승하는 것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은 24일쯤 ‘운명이다’라는 제목으로 노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출간하고 묘소에 헌정할 예정이다.
다음달 8일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대구, 대전, 부산을 돌며 추모 콘서트도 연다. 10일 ‘노무현이 꿈꾼 진보의 미래’라는 주제의 학술 심포지엄이 개최되고 5일부터 31일까지 서울과 김해 봉하마을에서 추모 전시회를 갖는다. 노 전 대통령이 썼던 밀짚모자, 손녀를 태웠던 자전거 등 다양한 유품이 전시회에 나온다. 1주기 당일인 23일에는 봉하마을에서 추도식과 묘역 완공식이 열리고, 추모영상관도 개관된다.
재단 측은 추모 행사의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선거의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모 분위기로 ‘노풍(盧風)’이 불면 야권이 제기하는 정권 심판론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추모 열기가 더해지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의 지지율도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민주당 측 기대다.
하지만 진상규명 등 천안함 정국의 지속 추이에 따라 추모 분위기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한편 한 전 총리는 서울시장 선거 전념을 위해 이날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사퇴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