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진실] 나라마다 어뢰 합금재료 섞는 비율 달라

입력 2010-04-20 23:08


군 당국이 각종 첨단 장비를 동원해 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을 밝혀줄 수중무기 파편을 찾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외부 충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직접적 단서인 어뢰 또는 기뢰 등 수중무기 파편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공격무기의 파편을 채집하기만 하면 자기장 초음파 등을 이용한 비파괴검사로 공격무기가 어뢰인지, 기뢰인지를 가려내 제조국은 물론 공격 주체도 추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뢰와 기뢰는 파편의 형상이 다른 데다 특수합금 등 재료를 섞는 비율이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제조국을 밝힐 수 있다. 1200t급 군함을 두 동강 낼 정도의 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국가도 많지 않다. 특히 어뢰의 경우 공기방울을 덜 내고 파열음을 적게 내는 게 각 나라의 특허 기술이기 때문에 어뢰의 스크루 형태만 봐도 어느 나라에서 만들었는지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언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20일 “파편 재질이 제조국마다 달라 파편 분석으로 제조국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국이 밝혀지면 우리 군과 미국 측이 확보한 주요 국가의 무기체계 정보를 토대로 무기 수입국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중국 등의 무기체계와 관련해) 어느 국가에서 제조한 어떤 무기를 누가 쓰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군 관계자도 “파편이 나오기만 한다면 제조국을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사건인 만큼 무기를 제조한 것으로 지목된 국가가 수출국에 대해 함구할 가능성도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동욱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수중무기 제조 국가가 책임을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어느 나라에 수출했는지를 밝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분석이 어려울 정도의 미세한 파편이 채집돼 ‘함체 파손 부분에 대한 분석 및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정황 상 북한의 공격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이 나오면 책임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가능성이 높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