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미국장로교총회 대표단 내한 기자회견 “식량난 감안, 지원 계속되도록 노력”

입력 2010-04-20 18:16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초청으로 지난 10∼17일 북한 평양을 방문한 미국장로교총회(PCUSA) 대표단이 이번 경험을 한국교회와 나누기 위해 20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는 2008년까지 35년간 PCUSA 아시아태평양지역 총무를 지낸 김인식 목사와 그 후임자 데이비드 허드슨 목사, 제리 반 마터 미국장로교뉴스서비스 편집국장, 재해구호담당 직원 루크 아시코예가 자리했다. 함께 방북한 엘더 린다 발렌타인 PCUSA 사무총장은 다른 일정으로 먼저 돌아갔다.

이번 방북단은 조그련의 안내로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가정교회들을 방문했으며 식량생산 시설도 둘러봤다. 1986년 PCUSA의 공식 방북 때와 이번을 비교하며 김 목사는 “남한에 대한 소식과 정보를 많이 아는 점이 달랐다”면서 특히 조그련 인사들은 남측 목회자와 교계 인사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식량난과 화폐개혁 실패 등으로 사회 분위기는 더욱 안 좋아졌다면서 “조그련이 확인해준 것은 아니지만 여러 경로로 화폐개혁 책임자가 공개 처형됐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1982∼87년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신학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던 허드슨 목사는 “북한 주민은 현재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평화정책으로 전환되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터 편집국장은 “조그련 사람들에게 ‘기독교인으로서의 관점’을 여러 차례 물었지만 그들은 ‘북한 주민’이라는 입장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이들이 진짜 기독교인이 아닐지 모른다는 회의도 들었지만 성령께서 어떤 식으로든 일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PCUSA는 1995년 북한 홍수 때 500t의 식량을 지원하는 등 꾸준히 대북 지원을 해왔다. 아시코예는 “그동안 보낸 식량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를 물었지만 대답해주지 않아 아쉬웠다”면서 “그러나 식량난이 심각한 만큼 계속 지원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