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아낌없는 기부

입력 2010-04-20 18:16


오래 전 목회하던 동해 송정교회에 김태숙 집사란 분이 계셨다. 그는 처절할 정도로 힘든 인생을 살아 왔다. 당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홀로 정부의 기초생활 지원금에 의지해 살고 있었다. 김 집사는 주일마다 빠지지 않고 교회에 나왔지만 예배하는 그의 모습은 생기가 없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 김 집사가 1800만원이 든 통장을 들고 와서는 전액을 장학헌금으로 바치겠다고 했다. 그 돈은 김 집사가 가진 전 재산이었다. 그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목사님, 이 돈 누가 훔쳐 가면 어떡해요”라며 늘 불안해할 정도로 1800만원은 김 집사 삶의 전부였다.

그 뒤부터 김 집사의 얼굴이 환해졌다. 하나님께 드리고 나니 누가 훔쳐 갈 걱정도 할 필요 없고 너무 편해졌다고 했다. 참된 헌신을 찾아보기 어려운 때에 김 집사의 헌신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줬다. 가난한 과부가 두 렙돈을 헌금함에 넣는 것을 보고 칭찬하셨던 주님이 김 집사 역시 칭찬하셨으리라 믿는다.

이광호 목사(도봉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