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목 코치, 승부 담합 시인… 쇼트트랙 대규모 징계 불가피

입력 2010-04-20 22:06

전재목(37)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가 지난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승부 담합이 있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전 코치는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작년 4월 대표 선발전 남자 1000븖 준결승을 앞두고 (태극마크 탈락 위기에 놓인) 이정수를 도와주라고 곽윤기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곽윤기는 “전재목 코치 선생님 지시를 받아 남자 1000븖 준결승 마지막 바퀴에서 넘어질 뻔한 이정수를 뒤에서 손으로 받쳐줬다”고 밝혔다. 전 코치와 곽윤기는 당시 벌어진 남자 1000븖 준결승 레이스 동영상 화면을 승부 담합 증거로 제시했다.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대표팀 현역 코치가 승부 담합 선수들의 이름과 방식을 공개함에 따라 선수, 지도자 등 관련자들에 대한 대규모 징계 사태가 예상된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8일 쇼트트랙 비리 감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승부 담합 관련자 전원을 처벌하라고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지시했다.

전 코치와 곽윤기의 이날 기자회견은 ‘대표 선발전에서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밝힌 이정수의 지난주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 코치는 “이정수가 나에게 먼저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코치 기자회견은 결과적으로 지난달 불가리아 세계선수권대회 이정수 불출전이 지난해 승부 담합과 그 혜택(각종 국제대회 출전권)을 나눠 먹기 위한 ‘거래’ 과정에서 발생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