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2009∼2010시즌 결산… 용병제도 손질·전력 평준화 시급
입력 2010-04-20 19:10
삼성화재, KT&G의 정상 등극으로 끝난 2009∼2010시즌 프로배구 V리그는 용병제도의 재검토와 전력평준화가 시급함을 보여준 레이스였다. 용병제도는 배구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팀간 전력평준화를 가져와 흥행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많은 부작용이 노정됐기 때문이다.
어느 시즌보다 많은 용병이 들락거렸지만 정규리그 1일 평균관중(2666명)은 지난 시즌(2866명)보다 줄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신종플루 때문에 시즌 초 관중수가 크게 줄었던 것이 감소 이유지만 경기수가 늘어 전체 관중수는 오히려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중들은 몇몇 라이벌팀간의 경기에 집중적으로 몰렸고 여자부 경기나 남자부 하위팀 경기는 외면했다. 2006∼2007시즌 3376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추세에 있는 관중확보를 위해서는 전력평준화가 필수적인 요소이나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남자부의 경우 LIG손해보험이 1라운드에서 전승하며 반짝했고 대한항공이 용병과 감독까지 교체하며 힘을 냈으나 챔피언결정전은 6년 연속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격돌이었다.
양 팀의 대결도 용병의 활약에 따라 울고 웃는 구도로 진행됐다. 삼성화재는 ‘캐나다 특급’ 가빈(24)을 앞세워 팀 공격의 절반이상을 맡겼다. 가빈을 위해 국내선수들이 철저히 ‘들러리’ 섰고 가빈은 공격종합, 득점, 서브 등 공격부문 3관왕에 오르며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화답했다.
김연경의 일본진출로 여자부는 용병의존도가 더 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GS칼텍스는 초반 2승10패를 당하며 꼴찌를 헤매다 기존 용병 이브(도미니카)를 대신해 미국 대학 높이뛰기 선수출신 데스티니(23)를 긴급 수혈했다. 이후 팀은 프로연승 최다인 14연승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었다.
용병제도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선수의 경기력을 약화시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용병들에게 공격의 절반이상을 맡기는 전술로는 김세진, 신진식 같은 거포들이 성장하기 어려워졌다.
KOVO 관계자는 “용병 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용역을 외부 기관에 맡겼다”며 “세트제를 도입하든가 아니면 점수 상한제를 두든 출전을 제한하는 쪽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