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 강진 나주 등 “농어촌 학교 살리고 우수인력 타지 유출 막자”… 지자체, 지역출신 특채 바람
입력 2010-04-20 19:15
올해 전남 보성실업고 차(茶)산업경영과를 졸업한 정경화(20·여)씨는 지난달 10일부터 보성군 복내면사무소 산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보성군 회천면 출신인 정씨는 학교장의 추천과 면접시험 등을 거쳐 농업직 9급 공무원으로 특채됐다.
올해 강진 전남생명과학고(옛 강진농고)를 졸업한 전종오(20)씨도 지난달 15일부터 강진군청 친환경농산팀에서 지역 농업 현황을 파악하고 공문서 작성법 등을 배우는 수습 과정을 밟고 있다. 강진군은 6∼12개월의 수습과정을 거친 뒤 전씨를 농업직 9급 공무원으로 특채할 계획이다.
보성 강진 나주 등 전남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공무원법 특채 규정을 통해 지역학교 출신 인재를 잇따라 채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보성군은 보성실고 차산업경영과 졸업생을 2007년부터 매년 1명씩 공무원으로 특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보성군이 차 산업 발전 및 육성을 위해 선발한 농업직 공무원은 총 4명로, 이들 모두 남다른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탁월한 업무능력을 발휘해 주민들의 큰 신망을 얻고 있다.
강진군도 2005년부터 지방공무원법에 ‘채용부서의 관련학과 졸업자를 특채할 수 있다’는 규정을 활용해 전남생명과학고 졸업생을 농업·축산직 9급 공무원으로 특채하고 있다. 강진군은 2005년 전남생명과학고에서 성적 우수 졸업생 1명을 추천받아 농업직으로 특채한 뒤 2006, 2008, 2009년에 각각 1명씩을 채용했다. 올해도 전남생명과학고 6개 과에서 3명씩을 추천받아 필기시험으로 3명까지 압축한 뒤 면접을 거쳐 최종 1명을 뽑았다.
나주시는 지난해 장학금을 지급한 대학생 2명과 고교생 2명 등 모두 4명을 지난달 2일자로 건축·농정·건술·원예직 9급 또는 기능 10급 공무원으로 채용했다. 나주시는 올 하반기에 대학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한 학생 1명을 추가로 특채할 예정이다.
이들 지자체는 지역학교 출신 인재 특채를 통해 갈수록 침체돼 가는 농어촌 학교를 살리고 우수 학생의 타 지역 유출 방지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강진군 관계자는 “한동안 입학 정원도 채우기 어려웠던 전남생명과학고가 올해는 44명이 탈락할 정도로 지원자가 몰렸다”며 “공무원 특채가 농어촌 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보성=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